그리고 남아있는 것
하루는 흘러간다
시간도 흘러가고
오늘도 흘러간다
12시가 되면
내일이 와 있고
내가 준비가 됐는지와는 상관없이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가있다
매일을 기록해두고 싶었다
지나가서 나중에는 결국엔 생각이 나지 않을 하루를 박제해두고도 싶었다
그래도 그나마 기록으로 남겨둔 날들은, 그 기록이 사진이건 글이건 간에 되새김의 파편이 되어 나를 도왔다
모든 것이 다 지나가버리고,
나중에는 오늘 먹은 점심조차 기억나지 않을테지만
어쩌면 오늘 점심을 먹은 식당의 메뉴가 맛이 없어서 다신 먹지 말아야지, 하고 남아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나중에 다시 그 식당을 가게 된다면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오늘을 떠올리며 그 메뉴를 피할지 모른다
그래서 어줍잖게도,
지나가는 나날을
남아있는 나날로 남겨두려고
혹은
남아있는 나날들이
어느 지나가는 것들에서 왔는지를 기록해두려고 이 글을 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