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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박사님을 아세요 Jan 03. 2023

[미국박사 지원] (6) 합격에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미국 박사 지원 절차를 정리하며

나는 3년 동안 국책 연구소에서 교통 인프라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평가하는 일을 했다. 수천 억 또는 수 조에 달하는 국가사업의 시행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나름 큰 책임감과 직업적 만족감을 가지고 살아왔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머지 않아 교통 인프라의 확장은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것임을 느꼈다. 그렇다면 주어진 인프라에서 교통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할 것이고, 특히 자율주행차, UAM, Micro-transit 등의 새로운 수단의 특성을 고려한 최적화된 교통시스템을 계획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를 비롯한 다른 여러 이유들로 미국 박사에 도전하기로 결심했고 작년 8월, 호기롭게 회사를 그만두고 유학준비를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The Univ of California, Irvine (UCI), Arizona State Univ (ASU), 및 The Univ of Illinois Chicago (UIC) 3개의 학교에서 Offer를 받았고 최종적으로 UCI를 선택했다. 매일 아침 합격 메일을 기다리며 불안에 떨었던 1~3월 나의 모습, 미국의 교수님들을 만나기 위해 Washington D.C.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지만 연락드렸던 모든 교수님들이 코로나 위험으로 오시지 않아 좌절했던 모습 등을 생각하면 지금의 상황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음 달 출국에 앞서, 미국 박사 지원 절차에서 어떤 점이 중요했었는지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먼저, 서류합격을 위한 지원서류 (SOP, 영어점수, 추천서, 논문실적, 성적표)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류통과 후 수행하는 인터뷰에 관한 의견을 정리하고자 한다. 또한, 유학을 준비함에 있어 전반적인 생각을 짧게나마 작성할 계획이다.


1. 서류합격


미국 대학원 지원을 위해서는 SOP, 영어점수, 추천서 3부, 논문실적, 성적표(출신학교 내용 포함)이 존재한다. 솔직히 말해서 어떤 항목이 중요한 지 잘 모르겠다. 아마, 학교 입학 후 지도 교수님께 슬쩍 여쭤보고 다시 정리해봐야 할 것 같다.


추천서를 받기 위해 교수님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린 적이 있다. 한창 SOP를 어떻게 써야 할 지 고민이 많던 시기에 교수님들께서 공통적으로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실상 미국 교수들이 보는 것은 출신 학교, 수강한 수업 및 성적이야." 당시 그 말씀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합격을 받고 보니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나는 총 3번의 인터뷰를 수행했다. 3번의 모든 인터뷰에서 나는 교수님들께서 나의 연구경험, 학업계획이 담긴 SOP를 숙지하셨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또한, 뒤에 자세히 말하겠지만 인터뷰 질문 내용이 학업적, 연구적 skills 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개인의 역량을 대변할 수 있는 출신학교, 수강내역 및 성적이 중요할 것이다라는 교수님들의 의견을 공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 생각에 SOP, 영어점수, 추천서는 최소 기준요건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제 개인적인 생각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그렇다고 위 항목들을 적당히(?) 준비하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왜냐? 영어가 부족한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위 최소 조건마저 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퇴사 후 약 4개월동안 SOP 작성을 위해 많은 Review papers들을 읽었고 10명 이상의 지인들에게 첨삭을 받으며 SOP를 계속 고쳐나갔다 (초안 SOP를 다시 보면 한심하기 그지 없다ㅎㅎ). 추천서도 내가 대부분 작성했기 때문에 나를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영어(GRE, IELTS점수) 또한 공대 기준으로 보았을 때 상위권의 점수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많은 유학 준비생들 (교통분야 한정)이 준비하지 못하지만 합격에 가장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논문실적"이라 생각된다. 나 또한 1저자의 논문실적은 없었기 때문에 그 영향을 체감할 수 없었지만 주변에 논문실적이 있는 친구들은 모두 Top Tier 학교에 합격했다. 그래서 아직 유학 지원까지 기간이 남아계신 분들이라면 관심분야를 설정한 후 논문실적을 만드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2. 인터뷰


나는 총 3개의 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The Univ of Minnesota 및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의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최종 합격 3개의 학교 중 1개의 학교에서만 인터뷰를 수행했고 나머지 2개 학교는 인터뷰 없이 합격했다.


세 번의 인터뷰에서 느꼈던 공통적인 것은 인터뷰 내용이 학업적, 연구적 skills 에 집중되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질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수학 / 통계 / 프로그래밍 / 최적화를 활용한 연구 이력 및 수강한 관련 수업을 들었는가?

- 각 수업에서 어떤 Term Project를 진행했는가(나의 역할, 결과물)?

- 너의 연구적 강점 및 약점이 무엇인가?


물론 일반적인 질문 (박사지원 이유, 연구희망 분야 등)도 당연히 있었지만 위의 질문들은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었기 때문에 나를 무척 당황하게 만들었다;; 특히나 나는 박사 희망 연구분야와 석사 연구분야가 달랐기 때문에 답변 내용에 부족함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3. 유학 준비 시 조언


마지막으로, 혹시나 박사유학을 준비하는 분들이 제 글을 보신다면 아래의 내용을 조언드립니다. 아래 내용은 독백의 글이 아니다보니 존대의 어구로 바꿉니다.


1) 완벽한 준비는 없다. 마감기한을 스스로 정하고 그 때까지의 매듭을 짓자.


SOP, Contact Mail, 영어시험 등은 준비가 끝이 없습니다. 좀만 더 하면 더 좋아질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다 보면 지원 마감일에 쫒겨 다른 것들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각 항목별 Deadline을 설정한 후 그 때까지 마무리하길 추천드립니다.


2)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유학 준비를 하다보며 자존감이 많이 낮아집니다. 그렇다 보면 미국 대학의 교수님들께 연락하는 것에 망설이게 되죠. 하지만 생각해 봅시다. 연애를 할 때 나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상대에게 관심이 가듯, 미국의 교수님들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적극적인 지원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실제 미국 학회를 가보니 수많은 학생들이 자신을 saling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자극받아 더욱 적극적으로 교수님들께 연락을 취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비록 코로나로 인해 따로 뵐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후회는 없었습니다.


3)  시간이 남아있다면 논문 실적을 쌓자.


실적은 서류통과 뿐 아니라 SOP를 작성할 때, 인터뷰를 진행할 때 풍부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퇴사 후 1년동안 많은 도전들이 있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도 좋은 결과를 얻었고 덕분에 기분좋게 결혼식도 치뤘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지만 지혜롭고 긍정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길 스스로에게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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