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익 축구 우익 축구>, 니시베 겐지
마사지 삼인조가 읽었던 글 중 구미가 당긴 단락을 공유합니다.
역시 정수는 요약이 아닌 원본에 있습니다. 저희는 그저 사견이라는 이름의 양념을 칠 뿐입니다.
-1. 삼인조에서 ‘축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축구와 관련된 글을 많이 썼는데 한 번도 발췌를 한 적은 없는 것 같네요. 그래서 오늘은 축구와 관련된 발췌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0. 일본의 축구 전문가 니시베 겐지가 쓴 책입니다. 좌익과 우익, 보통은 정치적 성향을 나눌 때 쓰이는 구별법이죠. 저자는 이 좌익과 우익이라는 두 집단의 특징을 축구에 대입해 풀어냅니다. <좌익 축구 우익 축구>는 이러한 흥미로운 시선에서 출발하는 책입니다.
1. 겐지의 시선에서 좌익 축구를 대표하는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입니다. 기술과 자유 자기표현을 중심으로 숏패스와 점유율 축구(우리는 이걸 티키타카라고도 부르죠)를 전개하는 펩의 축구 스타일은 좌익 축구 그 자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2. 그렇다면 우익 축구의 대표 격은 누구일까요? 승리지상주의를 통해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듭니다. 가끔은 ‘안티 풋볼’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불릴 만큼 시메오네의 축구를 달갑지 않아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를 굴복시킨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의 첫 파훼법을 제시한 것 또한 이들의 두 줄 수비를 활용한 4-4-2 전술이었으니, 세상은 참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당시 이들의 기세와 멋은 그 어떤 팀보다도 당찼으니 말이죠.
3. 그리고 저자는 무리뉴의 축구를 ‘중도’ 축구라고 말합니다. 좌파와 우파의 장점을 뽑아서 만들어낸 합리적인 축구이기 때문일까요? 우파에 가깝다 생각했던 무리뉴의 축구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해석입니다.
4. 이외에도 저자는 다양한 감독들에 정치적 색을 입혀 해석해 나갑니다. 중도 좌파 비엘사와 클롭의 아나키즘, 벵거가 꿈꾼 유토피아 등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축구를 좋아하신다면 웃음을 지으며 고개가 끄덕여질 만한 해석들이 이어집니다.
5. 극좌에 있는 펩 과르디올라와 벵거, 중도 좌파의 사키와 알렉스 퍼거슨, 중도 우파의 무리뉴와 클롭, 극우에 있는 시메오네와 카펠로까지. 니시베 겐지의 시선으로 바라본 축구 감독들의 좌우 스펙트럼이 신선합니다.
6. 책의 시작 전 감수의 글을 쓴 한준희 해설의 프롤로그 제목에서도 그러하듯, 이 책은 우리 시대 가장 유니크하고 흥미로운 축구 서적이라 할 수 있는 이 책, 여러분이 축구를 좋아한다면 감히 무조건 읽어보시라 추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니시베 겐지, <좌익 축구 우익 축구>, 한스미디어(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