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없는달리기
상당히 옛날 노래긴 한데 지누션의 'A-Yo'라는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배고플 때 밥이 없을 때 (A-yo)
누가 새 Timberland Boots 밟을 때 (A-yo)
사랑했던 네가 나 찰 때 (A-yo)
노래 가사 말마따나 세상 세상 내 뜻대로 안 될 때가 있다.
처음으로 꺼내 입은 흰색티셔츠에 흰색 운동화를 신고 산책을 나섰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금방 그칠 줄 알았는데 그치지 않아서 목표했던 거리를 못 채웠을 때
버스를 탔는데 한 정거장도 못 가서 비가 점점 그치기 시작할 때
그래도 집 들어가기 전 찹쌀 도넛 사 먹자고 다짐하며 기분을 다잡았는데 가게 문 닫는 사장님 뒷모습을 보았을 때
결국 흰색 운동화 코에 지워지지 않는 검정 구정물이 물들었을 때
또 그게 내 눈에만 유독 잘 보여서 신경이 자꾸 쓰일 때
이게 오늘 하루, 방금 겪은 일이다.
세상 세상 뜻대로 안 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