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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Jan 05. 2024

출퇴근하는 지하철에서 글을 씁니다


  새해에는 짧은 글이라도 읽고 쓰자는 결심을 했다.

  사실 그간에도 매일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을 읽거나 책 몇 페이지라도 읽곤 했는데 글쓰기는 힘들었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은 메모를 하지 않으면 잊혀지고 말뿐이었다. 메모를 해놓아도 그때 그 감정이 되살아나지 않아 덮어놓은 글만 30개다.

  그래서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글을 쓰고 퇴근하는 길에 퇴고와 발행을 하리라 마음먹었다. 맘에 들지 않는 글이라도 발행을 해보리라 다짐했다.


  이번 주 수요일부터 간호조무사 상반기 원서접수가 시작되었다. 원서접수 과정에 기록해야 하는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학원에서 일괄적으로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간호조무사 시험을 볼 때도, 요양보호사 시험을 볼 때도 학원에서 접수해 주고 원서비만 결제했던 기억이 난다.

  그 작업을 이제 내가 하고 있다. 60명의 원서를 접수하고 집에 돌아오는데 더 이상 컴퓨터 화면을 보고 싶지가 않았다. 사회복지사 수업을 들어야 하지만 오늘은 포기하고 감기약 한 알 먹고 잠자리에 누웠다.





  밤새 원서접수하는 꿈을 꿨다. 원서 접수하다 실패하고 끝내는 모두 다 잘못 접수해서 다시 접수해야 하는 악몽까지 꾸며 중간중간 신음을 하며 일어났다.

  디자인을 할 때 몇 날 며칠 야근 후 인쇄소에 필름을 맡긴 날에는 어김없이 꿈을 꾸었다.

  오탈자가 발견되어 전량 다시 인쇄해야 된다거나 내가 작업한 색감과는 전혀 다른 색으로 인쇄돼서 당황해하는 꿈이었다.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는 오너는 아니었지만 디자이너인 나에게 인쇄사고는 작은 점 하나도 치명적인 오점 같았다.

  그런 악몽을 꾼 날은 더 이상 자지 못하고 새벽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세월은 흘렀고 직업은 바뀌었으나 이런 날 이런 류의 악몽은 반복된다.

  어김없이 아침이 밝아오고 삶은 이어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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