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은 평온하길
크고 꽉 채워진 존재들 틈에서 작고 텅빈 나를 느끼는 순간 나는 그제야 네가 한 말을 떠올린다. 나는 작은 존재여서 작고 작아져 언젠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너의 말이 오늘은 시리도록 가슴에 안겨온다. 지는 노을과 떨어지는 낙엽은 제 몫의 생을 끝내고 사라져 가는데 나는 언제 내 몫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이렇게 살아서 되겠냐는 타박에 이렇게라도 살 수 있어 다행이라는 자기 위안의 말밖에는 할 수 가 없다. 길고양이 사진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혼자 눈물 흘렸다는 너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그 눈물이 아파 내 눈에도 금세 슬픔이 가득 차오른다. 작고 작은 존재여, 비감의 벗이여. 오늘은 작은 존재를 위한 소담한 기도를 품어본다. 그대 오늘만은 평온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