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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래이 Nov 10. 2021

그녀들이 꾼 유방암 경고의 예지몽

꿈보다 해몽


우리는 자주 그런 말을 한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 라는 말.


이 말은 언짢은 일도 둘러 생각해서 좋게 여기거나, 사실 그 자체보다도, 그것에 대한 우리의 주관적인 해석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쓰고는 한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꿈도 해몽, 꿈풀이를 잘 하지 못해 그 꿈의 힘이 사라질까 걱정하는 일은 드물다.

반면, 언짢은 꿈들, 꾸고 나서 뭔가 찝찝하고 섬뜩한 꿈들은 '해몽'을 찾아보지 않으면 종일 마음이 불편한 적 있지 않던가. 이때 우리는 정말 꿈보다 '해몽'을 찾아 나선다. 청포도 꿈을 꾸었는데, 대체 청포도 꿈은 좋은 꿈일까 나쁜 꿈일까. 청포도 꿈을 검색하면 숱한 결과값이 나온다. 청포도 먹는 꿈, 청포도 심는 꿈, 썩은 청포도 꿈, 청포도 받는 꿈 등등...


이제 중요한 것은 청포도 꿈 자체가 아니라 내가 꾼 청포도 꿈과 나의 현재 삶의 상황에 맞는 해몽이다. 내 상황에 맞는 꿈의 해석을 찾기 위해 이 해몽 저 해몽, 알쏭달쏭한 해몽의 이야기 속에서 방황을 하게 된다. 어떤 이들은 해석을 하지 못하면 뭔가 나쁜 일을 막을 수 있는데, 막지 못하는 건 아닌지, 피할 수 있는데 피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불안함을 쉬이 떨칠 수 없다. 


또 어떤 이들에게 꿈은 그저 꿈일 뿐이다. 허황되고 기이한, 의식 세계의 산물. 길몽도 흉몽도 없는, 그저 그날 꾸고 곧 잊어버리는 늘상 꾸는 꿈. 그런 사람들에게 일어날 일을 미리 예지해주고 암시해준다는 예지몽은 어쩐지 미신처럼 들린다.  


1 더하기 1처럼 명확한 꿈은 드물다. 

그렇다면 이제 꿈만큼 중요한 것이 해몽이 아닐까. 꿈의 능력을 믿는 사람이라면 또 때론, 꿈의 능력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사람에게도.




유방암 환자들이 유방암 검사 전 꾼 꿈들


아무런 증상도 없고, 평소 건강한 당신. 어느날 꿈을 꾼다. 너무나 생생한 꿈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당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느끼게 된다. 다음날 아침 꿈에서 깬 당신, 그때 당신은 그 꿈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그저' 꿈일 뿐이라고 넘겨버릴 것인가.


어떤 일이 가능하기 전까지 희박한 가능성에 우리는 믿음을 잘 주지 않는다. 때로는 가능해도 믿기 힘들다. 실제 그런 사례가 여기 있다.

유방암 진단 전 유방암 예지몽을 꾼 여성들의 사례에 대한 논문이 존재한다. 래리 버크라는 방사선과의사가 쓴 이 논문은 유방암 진단 전에 유방암을 암시하는 꿈을 꾼 18명의 여상을 대상으로 그들 꿈의 특성과 중요성에 대해 살펴본 논문이다. 조사 대상자들은 영국, 오스트리아, 콜롬비아, 미국 등 세계 각국 출신들이다. 그들에게 자신들이 꾼 꿈에 대해 예/아니오로 구성된 19개의 질문지를 주고 꿈의 서사를 조사했다. 


18명의 조사 대상자 중 94프로가 꿈의 중요성에 대한 확신감을 느꼈고, 

84프로의 대상자가 보통의 꿈보다 더 생생했다고 대답했다.

꿈속에서 유방암/종양, 등과 같은 특정 단어의 사용 역시 무시못할 수치가 나왔다. 

44프로의 대상자들이 꿈속에서 유방암 관련 특징적인 단어를 듣거나 보았다고 대답했다.


지금까지 과학의 입장은 '예지몽'은 비과학적이고, 우리의 경험이 일으키는 착각 혹은 미신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런데, 유방암 검사 전 유방암 관련 예지몽을 꾼 여성들이 다수 존재한다니!

심지어 그에 대한 논문을 쓴 의사가 논문의 결론에서 꿈일기를 쓰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꿈일기를 쓰는 것이 유방 관련 자가 보살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자기 관찰을 생활화하기에 유용하다는 뜻이다. 





소아과의사가 꾼 유방암 경고의 예지몽


이뿐만이 아니다. 

유방암 예지몽을 꾼 사람은 평범한 여성들만이 아닌, 의료계 종사하는 한 여성 의사도 암 진단 전 암을 경고하는 예지몽을 꾼 사례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에린 프레지에, 소아과의사이다. 

38세의 그녀는 유방암 가족력도 없다. 그랬기에 가슴에 작은 멍울이 만져졌을 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의학인으로서 종양은 대개 단단하다는 걸 알고 있었고, 기껏해야 여자들 사이에 흔하게 존재하는 결절이나 낭포 정도라고 여겼다. 


그렇게 몇 달간 가슴의 멍울을 방치하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선명한 어떤 꿈을 꾸었다. 

유방암에 걸린 꿈! 

예외적으로 선명한 꿈 때문에 그녀는 다음 날 바로 병원을 예약하고 진료를 보았다. 진료 후, 의사가 암일 확률이 거의 98프로 정도라고 말했을 때 그녀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암을 조기에 발견했고 적절한 치료 덕분에 현재는 암 완치에 이를 수 있었다. 


에린은  운이 좋은 경우였다. 

그녀처럼 암을 경고하는 꿈을 꾸고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아보았지만 담당의사로부터 건강하다며, 아무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간 여성들도 많았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말기 암이 되어서야 첫 진단을 받은 여성들도 있었다. 그 중에는 조기 발견해서 완치에 이를 수도 있었는데, 최첨단 장비로는 잡아낼 수 없어서 말기가 되도록 암을 키워 목숨을 잃은 사례들도 존재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너무나 선명한 꿈, 예사롭지 않은 꿈때문에 병원에 찾아가 검사를 해본 여성들이 많다는 것, 그로써 유방암 진단을 조기에 받은 여성들이 존재한다니!

이 모든 게 과학의 세계, 진단과 치료라는 의학계에서 발견되고 논문이 쓰여졌다는 사실이 참으로 신기하고 놀랍다. 


다음에 이어질 완다 버치의 예리한 예지몽 이야기는 소름마저 끼친다. 첨단 장비와 전문의사의 판독으로도 그녀의 암을 확진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기 전부터 유방 어느 부위를 테스트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었다. 병원에 오기 전 암을 경고하는 꿈을 통해 병변 조직의 정확한 위치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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