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딜리버 리 10시간전

뮌헨공항

며칠전 동료가,

-행님, 길게 쉰다매?

-3주

-와~ 그기 되나? 관두요?

-머라카노? 아이다.

-3일만 쉬다와도 좆나 힘든기 택밴데, 행님 나(이)도 있는데…

-힘들겠지. 택배근육 다 빠지서

-오데 간다 했노?

-체코

-햐~ 결국 가는구만(작년 여름 가려고 했던걸 기억한 듯)

-애기랑 같이 갑니꺼?(프라하의 연인에 나온 애기야~ 가자 대사를 말하는 듯)

-아이다. 혼자

-와~ 낼모레 60인 양반이 그 먼데를 혼자 간다고?

-60은 지랄…

-거는 얼마나 있다 오는데?

-보름 정도

-프라하, 볼끼 그리 많나?

-갔으니 프라하 구경은 해야지, 데친이란데 머물면서 돌아다니지 싶다.

-데친이 마이 유명한 동넨갑네.

-오데. 독일 국경과 가까운 쪼맨한 동네다

-거를 말라가노?

-어쩌다 인연이 된데다, 낯선데 머물다 오는 기 여행 아이가

-늙은이! 졸라 멋진데

-ㅎㅎ

-돈 마이 들제?

-비행기값 88만 원

-생각보다 마이 안 비싸네

-예전에 여행업자 시절에 비행기값이 언제 젤 싸냐고 물으면 지금이 젤 싸다고 해줬거든. 여행은 비행기값 결제가 시작이라 바로 했지.

-부러우면 안 되는데 졸라 부럽네

-ㅎㅎ

-잘 갔다 오고

-그래, 니도 몸 상하지 말고

-아~ 씨바~ 좆나 부럽다


새벽 5시 집에서 출발, 부산역, 광명역, 인천공항을 거쳐 뮌헨공항에서 프라하행 비행기를 기다린다. 어쨌든 왔고, 돌아가는 비행기는 12월 11일이다. 희망을 거의 품지 않고 왔지만 머물다 보면 하고 싶은 게 생기겠지. 10시간 넘게 이코노미에 앉아왔더니 엉덩이, 허리가 택배 할 때보다 아프다. 현재의 시간을 아끼고 저축해서 모은 돈으로 늙으면 병원이나 들락거리기 보다 몸이 허락하는 한 돌아다니자.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카멜에서 후원한 것 같은 흡연장과 G02 게이트 앞에 있는 의자 마음에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낮은 여전히 뜨겁고 밤은 벌써 춥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