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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보현 Jan 19. 2021

What happened to 책방노랑 1

첫날

2021 1 18, 책방노랑 오픈 .
흘러나오는 음악은 Miles Davis <Kind of Blue> 앨범  .
오전에는 Sigur Ros 들으며 오픈 준비.
 
 배달도 왔다. 12박스나 시켰는데, 아직 손님은 없고 눈은 내리고  맘은 뒤숭숭하다. 개업식 안하느냐고 묻는 지인들에게 결혼식도   내가 개업식은 너무 오버 아니냐 했는데이럴  알았으면 개업식   그랬나 보다. 내리는 눈은 축복의 의미라던데. 남편은 ‘눈은 돈이야. 좋게 생각해.’라고 카톡을 보내지만, 분명 CCTV 책방에 혼자 앉아 멍 때리고 있는 나를 보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래 나는 내리는 눈을  테니, 당신은 그런 나를 보구려.
 
12시가 넘으니 손님  명이 들어온다. “설마 저희가  손님이에요?” 문을 열며 묻는다. “ 맞아요.  손님.” 그중  분은 인테리어 공사  잠시 오셨었는데, 동네에 동네책방이 생겨 너무 기쁘다고 응원해주고 가신 분이었다.  손님으로 오시다니. 눈물을 삼킨다. 카톡으로 오랜 친구는  주문을 하고,  권만으로도 충분하다 만류해보지만 기어이 여러 권을 책방에서 보내달라 한다. 곧이어, 노란 튤립을 들고 들어오는 손님. 처음  분이 나의 취향저격 선물을 주시다니. , 나는  울음을 삼킨다. 북클럽으로 인연을 맺은 책 벗이  아이를 데리고 짜잔 하고 등장하고. 서점 학교 동기도 축한 인사 하러 왔다며 들어온다. 남편이 연차를 썼다며 남편까지 끼고 등장한 친구도 들어오고. 서로 남긴 글에 가끔은 눈물 섞인 댓글을 남기며 진해진 사이가  나의 책 벗도 친구를 데리고 들어오고. 마감하려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선생님  기억하세요?” 하며 노오란 튤립 한 다발 전하는 고마운 이도 들어온다. 모두  돌아가고, 나도 집으로 돌아가기  밀린 설거지를 하는데, 흐르는 물만큼이나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울어버린다.
 
첫방지기의 첫째 날은 울다 끝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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