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하세요]의 글을 브런치북으로 묶었습니다. 일부 글들의 제목을 변경하고 순서도 섞어서 엮었습니다. 올해의 계획 중 하나는 버지니아 울프 읽기였어요(정확히 말하면 버지니아 울프만읽기였습니다). 혼자 읽고, 함께 읽고, 읽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장편소설 한 권을 읽기도 하고 한 페이지를 여러 번 읽고 또 읽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읽다보니버지니아 울프가 내 삶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놀라운 경험이었지요. 그건 내가 내 삶의 형태를 직접 바꾸고 있다는 의미도 되었으니까요. 기뻤습니다. 동시에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오래 고착되었던 관계가 조금 변화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오래 올려다보았고 그보다 더 오래 마주 보았던우리가, 그러니까 버지니아 울프와 내가 드디어 나란히 앉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함께 헉헉거리며 언덕을 올라 발아래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래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요.
버지니아 울프는 계속 읽습니다. 매거진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하세요]에는 느리지만 새로운 글들이 또 쌓이겠지요. 올해가 두 달 남았습니다. 울프만 읽는 두 달, 그 후에는 울프와 함께 다른 글들도 읽을 수 있으니 저는 참 행복합니다. 함께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