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을 선회하는 여행> , 이탈리아 피렌체
성당 바닥에 아이의 것으로 보이는 신발 한 짝이 떨어져 있었다.
발등을 가로지르는 줄이 달린 메리제인풍의 귀여운 구두였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있는 관광객들 사이로 지팡이를 짚은 두 노인이 걸어왔다.
둘 다 스웨터를 입고 있었고, 가방은 들고 있지 않았다.
한 노인이 지팡이를 들어 검은 플라스틱 의자들 사이에 놓인 구두를 가리키고는,
다른 한 노인에게 무어라고 했다. 그리고 둘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았다.
신 한 짝을 잃어버린 주인 아이를 찾는 것 같았다.
노인들은 그렇게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구두를 그 자리에 둔 채 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갔다.
작은 구두 한 짝은 다시 홀로 남았다.
나도 작은 구두한 짝의 주인이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노인들이 서 있던 자리에 가서 한 바퀴를 둘러보았다.
거대하고 높은 천장과 그림들, 오래된 석상의 얼굴들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이는 없었다.
작은 한 짝의 구두 앞에 꽤 머물러 있어서
나는 그것을 카메라로 찍었다고 생각했지만 집으로 돌아와 필름을 현상했을 때, 그런 사진은 없었다.
대신 시간을 새긴 조각들과 여기저기 쌓여 있는 플라스틱 의자들,
서로에게 플래시를 터뜨리는 관광객들만이 내 사진에 남아있었다.
가끔은, 그런 일이 생긴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