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컷 이후 달라진 것
갑자기 숏컷
약 15년 간 치렁 치렁한 긴 머리를 꽤 오랫동안 유지했습니다. 주말에 침대에 누워있다 보니 미칠 듯이 지루한 기분이 들었고 문득 머리를 잘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번뜩였습니다. 숏컷을 한 후 약 한 달간 저에겐 정말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숏컷은 정말 갑자기 선택한 것이었을까
저는 새롭고 도전적인 시도를 좋아합니다. (다만 귀찮아서 실행에 옮기지 않았었던 것 뿐...) 숏컷을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 저의 생각의 뿌리에서 나온 것입니다. 남들은 어려워도 저한텐 쉬울 수 있는 이유인 것이지요. 그렇게 알게 되었어요. 모든 크고 작은 선택들은 결국 뿌리에 있는 것이구나.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제가 '갑자기' 숏컷을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빠른 의사결정을 했을까. 저는 상당히 신중한 편인데 말입니다.
여러 경험을 해보면서 도전하는 것은 곧 ‘긍정적인 것이다'라는 가치관이 그새 생긴 모양이었습니다. 그러니 오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대신 아주 빠르게 강렬한 느낌대로 행동에 옮겼지요.
이걸 '직관'이라고 합니다. 머리를 거치지 않아도, 평소에 잘 갈고닦은 가치관이 만드는 '느낌'대로 빠르게 알고 결정하는 것이요. 빠르게 좋은 결정을 하는 힘은 바로 이런 직관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머리가 바뀌니 모든 게 바뀌었다.
평소에 하던 귀걸이가 안 어울렸습니다. 머리가 짧다 보니 화려한 귀걸이들은 너무 튀었고, 여성스러운 옷보다는 중성적인 옷을 입었을 때 훨씬 멋이 났습니다. 심지어 이런 스타일이 잘 어울려 전 제 것을 찾은 듯해 기쁜 마음이었습니다.
남을 의식하여 입고 싶은 옷을 입지 못했던 경험이 있나요? 나다움은 내가 보는 나(내면)와 남이 보는 나(외면)에서 동시에 만들어집니다. 생각보다 내면과 외면은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좋든 싫든 우리는 사회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남이 보는 시선에서 완벽히 자유롭기란 쉽지 않습니다.
유행 따라(=남 따라) 옷을 사지 않고 내 멋과 내 방식대로 결정하는 것. 사회의 드레스 코드에 맞추면서 내 색깔을 드러내는 것. 내면의 확신이 있을 때 외면으로도 뿜어져 나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외적으로 나와 어울리는 게 무엇인지 아는 것은 내면의 자신감을 단단하게 하는데 꽤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도 꼭 짧은 머리에 도전해보세요. 직관이나 긍정을 느껴보기 위해 백날 책만 읽은 것 보다, 머리 자름 하나로 하루 아침에 엄청난 지름길을 타고 가게 됩니다. 여러분의 새로운 경험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