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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노우맨 May 24. 2023

두 가지 색의 옷만 삽니다

블랙 & 화이트

모던 인간, 그 자체


독립을 했습니다. 비싼 값 주고 사서 차마 버리지 못했던 촌스러운 옷들도 처리했습니다. 머리는 시원하게 숏컷으로 잘라냈고 최근에 다이어트도 성공했죠. 몸과 마음과 주변을 모두 비워낸 직후 이상하게 맑아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깨끗함! 그래서 '모던'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구와 옷은 이토록 오랜 시간 사랑받는구나 싶었습니다.


통일된 느낌과 모던함에 짜릿함을 느꼈을 뿐인데, 어느새 저는 옷마저도 컬러를 맞추고 있었습니다. 온통 검은색과 흰색으로요. 패턴과 재질, 디자인은 모두 다르지만 색 하나만은 통일된 옷들로 옷장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만족스러운 나머지 '나는 모던 인간, 그 자체가 될 테다.'라고 스스로 정체성을 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모던 인간이라는 단어에 빠져버린 이유를 여러분께 소개해볼까 합니다.



참 느낌 있게 잘 입네


온통 검은색 옷이라 칙칙할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스타일은 더 빛이 납니다. 색감을 통일했기 때문에, 재질이나 스타일을 과감하게 선택해도 절대 과하지 않았어요.


저만의 컬렉션들이 만들어지면서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참 느낌 있게 잘 입네'라고 칭찬으로 저를 대해주니 기분은 날아갈 듯했습니다.



그 기분에 취하다 보니 어느 순간 때와 장소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제 스타일에 맞게 입는 것에 신경을 쓰게 되었어요. 회사에서 갑자기 미팅이 있을 때, 길을 지나다 우연히 사람들을 만날 때. 그 어느 상황이든 단정하게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신기한 변화는 여유로워진 저의 태도였습니다. 먼저 악수를 내밀거나 환한 미소로 인사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고현정 배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늘 다이어트가 되어있어야만 해요.'라고. 배가 나와있거나 입은 옷이 배역에 잘 맞지 않으면, 온전히 그 인물에 몰입할 수 없어 집중력이 흐트러진다고요. 


비연예인인 경우 중요한 자리에서만 옷을 갖춰 입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면접을 볼 때,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할 때, 중요한 미팅이 있을 때 등.


반대로 단정하고 모던한 옷을 늘 갖춰 입고 다니는 사람은 어떨까요? 어떤 상황에 있어서도 준비되어 있는 느낌이 듭니다. 신용을 올려주는 아주 적당한 수준의 사치는 분명 필요합니다.



생각은 줄이고


유명 축구 선수들의 집을 보면 참 단출합니다. 루틴을 생활화하고 정리정돈이 되어있지요. 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예쁘게 하고 살면 좋지 않나? 싶었어요. 모던 인간이 되고 나니 알게 되었습니다. 축구 선수들의 집이 단출한 이유. 스티브 잡스가 검은 티에 청바지만 입는 이유를요.


아침 출근할 때 옷장 앞에 서서 뭘 입지 고민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전 보통 전날 맞춰 놓고 잠드는 편이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위아래를 어떻게 맞춰도 다 어울리기 때문이죠. 잠은 더 잘 수 있고, 생각은 줄어들다니! 저는 이 번뜩이는 생각을 다른 것에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단출한 습관


우리가 하루에 선택하는 것은 몇 가지나 될까요? 오늘은 아이쉐도우를 무엇으로 바를까. 점심은 뭘 먹을까. 이 업무는 이렇게 해결하는 게 좋겠다. 등등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결정을 누군가 내 마음에 쏙 들게 탁탁 정해놓았다면 얼마나 심플해질까요? 단출한 집, 모던 한 옷으로 정리된 옷장은 바로 이런 느낌인 것입니다. 이런저런 고민할 필요가 없는 상태 말이에요.


이것을 행동으로 발전시키면 그걸 우리는 '습관'이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운동을 갈까 말까? 고민하는 게 사실은 더 복잡한 행동이란 것을 알고 계신가요?  


예를 들어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운동복을 입고 산책하기'로요. 머리로 고민하지 않고 그냥 매일 그 시간이 되면 하는 것. 결국 삶을 간단하면서도 발전하는 방향으로 만드는 것, 즉 단출하면서도 좋은 습관들이 그 성장 곡선을 그려냅니다. 방향성만 결정하면 습관이 알아서 만들어 줄 테니까요.   


두 가지 색의 옷만 사는 것으로 이렇게 많은 자기 계발이 가능한지 정말 저도 몰랐습니다. 꼭 모던한 옷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자신의 퍼스널 컬러를 두세 가지만 선택해서 여러분도 옷을 맞춰 나가 보세요.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여러분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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