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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노우맨 Sep 25. 2023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없어요

받아들이는 거지


뭐 해?


오랜 연애를 했습니다.


다음 사람을 만나는 건 아주 쉬운 일인 줄 알았는데,

저와 찰떡같이 잘 맞는 사람을 찾기란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새로운 연애는 금방 끝났고 저는 지금 외로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이 친구 저 친구에게 카톡을 보냅니다.

'뭐 해?'



사실은 언제나 느꼈던



연애를 하면서 제 목표는 희미해졌습니다. 주말도 공부하던 저였는데, 어느새 내 위주의 삶에서 상대에 맞추는 삶에 더 행복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순간순간 외로움은 계속 찾아왔습니다.


연애 중, 변한 그의 모습을 마주하며 느끼는 외로움.

이별을 준비하며. 앞으로 혼자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두려움.

이별 후. 혼자 잘 지내던 시간마저도 외롭게 느끼는 연약함.


사실 외로움은 계속 저와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이 감정이 도대체 뭔지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노트북을 들고 카페로 나왔습니다.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외로움이란 무엇이며, 극복하는 방법은 도대체 뭘까.

고민을 하며 카페테라스에 앉아있는데, 어떤 아기가 아장아장 걸어서 제 옆을 지나갑니다.


저 꼬맹이마저도 홀로 있습니다.

옆에 부모님이 있다고 해도 그건 그저 옆에 있다 뿐입니다. 저 꼬맹이의 머릿속, 마음은 결국 본인 한 명의 것이지요. 여자든, 남자든, 노인이든. 누구나 혼자입니다.


외로움은 당연한 것입니다. 내 마음에 나 혼자만 있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으며, 아무리 자유로운 게 좋다고 하더라도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가 외로움을 느낍니다.


옆에 누군가가 있다고 해도 나와 완벽히 같을 수는 없음을 받아들이니 이 외로움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기 시작합니다. 외로움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처럼 언제나 옆에 있는 것이구나.


취미 생활을 열심히 하든, 다른 사람들을 미친 듯이 만나든. 그런 방법으로는 외로움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순간순간 그런 감정은 계속해서 찾아오거든요. 외로움은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더 외로움에 빠지게 됩니다.



절대 잃지 말아야 했던 것은

연애를 할 때면 저는 언제나 급격하게 약해지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내 목표만큼이나 중요한 건 행복이었는데 헤어지고 나면 우울한 기분이 드니까요.


연애 전의 강했던 나는 없어졌고 한동안 의욕이 없었습니다. 혼자서 무언가를 하고 싶지도, 할 생각도 없는.


나를 잃어버린 상태였습니다.


외로워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써 내려가다 보니 알 것 같습니다. 외로움은 그냥 감정인 것이고, 제 존재(가치관)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을요.


우선순위를 '나'로 두고 함께하는 사람을 끼워 넣을 수 있어야 하는 거구나. 물론 사랑과 행복은 중요하지만, 그건 '나'라는 존재가 채워진 후에만 가질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절대 잃지 말아야 했던 것은 나 자신이었고, 저는 이제 스스로를 더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통해 외로움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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