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정말 진지하게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교육청에서 현재 학교의 수업 상황에 대해 현장 의견을 듣겠다고 해서 수업에 열정적인 서정초, 덕양중 샘들을 모았다. AI 도입에 대한 우려가 크다보니 그 문제에 대해 먼저 이야기가 좀 길어졌지만 이후 코로나 19 이후의 학교의 수업 연구, 수업 나눔의 상황들을 짚어보았다. 우리의 대화가 도교육청 정책에 반영되었으면 정말 좋겠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
나왔던 이야기의 흐름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혁신교육 초기에는 정책도, 현장의 방향도 수업과 교육과정이 가장 중요했기에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실천, 연구, 공유가 활성화되었지만 도교육청의 정책 방향이 수업보다 다른 쪽으로 흘러 가는게 느껴지면서 현장에서도 조금씩 열기가 식어갔다.
그러다 코로나 19가 터지면서 비대면 수업을 할 수 밖에 상황이 되면서 배움중심수업은 빛을 잃어갔다. 학교에 와서도 마스크를 쓰고 한 줄로 앉아서 생각을 나눌수도 없이 설명식 수업을 들어야만 하는 상황속에서 수업 나눔 문화도 급속도록 얼어버렸다. 활성화되었던 학교간 수업 나눔 뿐만 아니라 학교 안 수업 나눔도 제대로 잘 되지 않고 있다.
과연 마스크를 벗게 되면 예전의 수업 문화로 돌아갈까? 부담되고 어렵기 때문에 배움중심수업과 수업나눔 문화는 다시 활성화 시키기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 주도성이 강조되면서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이 활성화되고는 있지만 학생 주도성의 정도에 따라 교사의 깊은 관찰을 통한 전문적인 조력과 적절하게 조력을 제거해나가는 스캐폴딩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전적으로 학생들이 결정하게 내버려두는 경우도 있어 우려가 된다.
교사들은 갈수록 학생들과의 관계를 만들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그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학공을 폐지한다고 들었다. 이미 학교들이 들썩거리고 있다. 과연 전학공 마저 없다면 학교가 함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이 제대로 맺어질 수 있을까?
도교육청은 이런 학교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서 자꾸 앞으로만 가려고 하지 말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수업을 강조해야 한다. '다시 수업으로' 정도의 정책적 메시지로 수업에 대해 학교에서 고민하고 나눌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IB, AI에 온통 정신을 빼앗길 때가 아니다. 도교육청은 학교를 제대로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업을 다시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천하고 나누는 문화가 되살아날 수 있게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다시 수업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