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
작년 말부터 목표했던 KAC코치인증 과정이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지원서류에 대한 가이드를 받다보니 교육받고 실습했던 시간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7월 필기, 8월 실기만 남겨놓았습니다.
이제 걸음마 수준의 코칭 공부를 하면서 정혜신 박사님의 <당신이 옳다>를 다시 꺼내어 읽었습니다. 코칭을 접하고 나니 ‘공감’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누군가 고통과 상처, 갈등을 이야기할 때는 ‘충고나 조언, 평가나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충조평판은 고통에 빠진 사람의 상황에서 고통은 소거하고 상황만 인식할 때 나오는 말이다. 고통 속 상황에서 고통을 소거하면 그 상황에 대한 팩트 대부분이 유실된다. 그건 이미 팩트가 아니다. 모르고 하는 말이 도움이 될 리 없다. 알지 못하는 사람이 안다고 확신하며 던지는 말은 비수일 뿐이다.”(106p)
“자기 존재와 그 느낌을 만나고 공감받은 사람은 특별한 가르침이 없어도 자신에게 필요한 깨달음과 길을 알아서 찾게 된다. 어느 누구도 해석하고 분석해 준 일이 없는데도 자신에게 필요한 맞춤 처방을 스스로 알아서 찾아낸다. 그것이 정확한 공감의 놀라운 힘이다.”(149p)
사실 코칭을 배우면서 떠나지 않는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과연 ‘경청과 질문’만으로 문제해결을 도모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실습을 거듭할수록 코칭을 받는 분들은 보다 구체적인 문장으로 확실한 피드백 받기를 요구하는 것만 같아 회의감은 커져만 갔습니다.
<당신이 옳다>를 읽으면서 그 답을 어렴풋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저 자신이 ‘제대로 된 공감’을 하지 못했던 것에 있었습니다. 기계적인 표현을 해 놓고는 진정한 공감을 했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더구나 상대방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궁금함보다는 해결책을 빨리 찾게끔 도모해줘야 한다는 서두름이 있었습니다.
정작 중요한 건 제 말이 아니라 그의 말이고, 결정적 공감은 논리적인 질문보다 말과 말 사이의 스페이스에서 나왔을 텐데 말이죠.
이러니 저는 훌륭한 코치가 되기란 애당초 틀렸습니다. 다만 ‘진정 공감하는 코치’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