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크리스천 온라인 굿즈샵 창업

by 태리우스

나는 티셔츠에 들어가는 로고 디자인을 좋아한다. 컬러풀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프린트되어 있는 티셔츠가 좋다. 디자인을 전공해서 그런가 디자인이 잘 된 제품을 보면 즐겁고 재밌다.


브랜드 옷을 좋아했다. 학창 시절 용돈도 넉넉했고, 엄마가 싸구려 옷을 싫어했다. 특히 빈티지샵에서 구제옷을 사면 엄마가 바로 버려 버렸다. 누가 입었는 지도 모르는 옷들을 왜 돈 주고 사서 집에 가져 오냐는 이유였다. 빈티지 옷 중에는 컬러가 예쁘거나 디자인과 패턴이 독특한 멋진 옷들이 많다. 그래서 몇 번 샀었는데 엄마에게 발각되면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 때문에 이젠 사지 않는다. 최근에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고 아름다운 가게에서 중고로 맘에 드는 옷들을 여러 벌 샀는데 다 버렸다. 엄마는 원체 남이 썼던 중고를 싫어하는데 특히 중고옷은 질색을 하기 때문이다.


"하나를 사도 제대로 된 걸 사야지! 싸구려는 한철 입고 못 입어."


엄마와 달리 나는 소심해서 내 돈 주고는 고가 브랜드는 잘 사지 못한다. 내 옷을 내 돈 주고 사 입고부터는 주로 스파브랜드 옷을 사거나, 아웃렛 매장에서 브랜드 옷을 샀다. 확실히 스파브랜드는 오래 못 입는다. 반면 폴로 같은 옷들은 얇은데도 따뜻하고 십 년이 넘게 지나도 상태가 괜찮다. 제대로 된 옷을 하나 사서 오래 입는 게 확실히 더 현명한 선택인 것 같다.


오늘 하려는 얘기는 이 얘기가 아니다. 나는 크리스천인데,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브랜드가 있다. I A B STUDIO, BROWN BREATH, PATAGONIA, STUSSY 같은 브랜드들이다. 여름에 길을 걷다 보면 등짝에 이런 브랜드들이 커다랗게 프린트된 옷들을 입은 젊은이들이 많이 보인다. 왠지 젊은 애들에게 유행하면 나도 그 브랜드를 입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옷을 입으면 나도 젊어지는 것 같고 멋져 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문득 내가 왜 저 브랜드를 좋아하지? 저 브랜드 홍보대사인 양 자랑하듯 입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옷을 입었다고 으쓱해지는 이유가 뭘까?


나도 분에 넘치게 비싼 물건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구찌 백팩인데, 그 백팩을 메면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기고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고 뭔가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 가방을 메면 백화점 1층 같은 명품매장에 들어갈 때 뭔가 주눅이 안 들고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다. 그런 가게뿐만 아니라 어느 가게를 가든 자신감 있게 들어갈 수 있다. '나 돈 많아. 부자야. 능력 있어. 여기 있는 것들을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구찌 가방으로 신분이 급속히 상승하는 느낌이 든다. 내 뒤에서 구찌가방을 보고 부러워하는 시선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구찌 가방 같은 명품백이 여행을 할 때 필수도구란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가방을 도로 넣고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참 한심하다. 얼마나 못났으면 가방으로 자신의 가치를 메기냐? 가방 그따위가 뭐라고.

몇 백만 원짜리 가방이 귀하냐? 아니면 내 손모가지가 중하냐? 못났다. 못났어.'


저런 브랜드로 나를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교회 예배를 드릴 때 뒤에서 보면 청년들이 내가 말한 옷들의 브랜드를 입고 있다. 어떤 친구들은 무슨 내용인지 알고 입나 싶은 옷들도 있다. 예를 들면 불교에서 말하는 NIRVANA 같은 단어가 찍힌 옷을 입는 것도 봤다.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일 좋은 크리스천 옷을 만들어보자."

패션 디자이너가 아니라 옷은 못 만들겠지만 맨투맨 같은 티에 들어가는 디자인을 성경 말씀을 이용해서 디자인해 보기 시작했다.


중요한 규칙을 세웠다.

1. 성경을 표현한다.

2. 내가 입고 싶은 디자인의 옷을 만들자.



요즘에는 굿즈제작이 유행이고 굿즈제작을 해주는 업체가 많다. 굿즈제작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번. 굿즈업체가 갖고 있는 제품 위에 디자인만 하고 굿즈 주문, 제작, 배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업체가 알아서 해주는 방식

2번. 주문을 받고 디자인을 해서 굿즈 제작업체에 제작만 맡기는 경우

3번. 주문, 디자인, 제작, 발송 모두 디자이너가 하는 경우


1번같은 업체를 이용하면 하루 정도면 바로 물건을 팔 수 있다. 하지만 마진율이 상당히 적다. 예를 들어 4만 원짜리를 티셔츠를 팔면 기본 세팅된 디자이너에게 돌아오는 돈이 천 원밖에 안된다. 디자이너 수익은 조절할 수 있는데, 수익을 5천원으로 올리면 옷값이 4만 4천 원이 되는 것이다. 시작은 쉽지만 돈 벌기는 어려운 구조다.


2번은 디자이너가 주문을 받으려면 개인 웹사이트가 있어야 하고, 사업자 등록부터 홍보까지 할 일이 복잡해진다. 주문 수량에 맞춰 제작 업체에 발주를 하고 감수를 하고 클라이언트에게 발송해야 한다. 1번보다 훨씬 이윤은 높고 여러 업체의 견적을 비교해서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굿즈사업에서 제작을 제외한 모든 영역을 알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대부분 굿즈사업은 1인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혼자 하기는 벅차다. 역시 돈 벌기는 어려운 구조다.


3번은 A to Z 제작까지 원스탑으로 해낸다. 초기 비용도 많이 든다. 굿즈 제작용 프린터부터 제작장비를 세팅하기 위한 비용도 크지만 공간도 필요해서 기본투자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그만큼 이윤율도 높고 자리가 잡고 고객들이 많아지면 괜찮지만 현재 경쟁자들이 많은 레드오션이라 돈 벌기가 어려운 구조다.



결론적으로 굿즈사업은 돈 벌기가 어려운 구조다. 마치 1인 출판사처럼 말이다. 둘 다 비슷하다. 혼자 디자인해서 상품을 팔거나 글을 써서 책을 판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나는 그 어려운 일을 하겠다고 그 어려운 길을 가겠다고 1인 출판사를 차렸고 1인 굿즈샵을 운영하고 있다. 얼마를 벌었냐고? 차마 말을 하지 못하겠다. 그래도 난 성공할 거다! 분명히!


결론은 크리스천으로서 다른 브랜드를 자랑하는 옷들은 그만 입고, 성경 말씀으로 더 멋진 디자인을 해서 성경말씀이 거리와 세상에 보이는 것을 목표로 굿즈를 디자인하고 있다. 지금은 1번 방법으로 디자인만 하고 모든 과정은 굿즈 업체가 한다. 그런데 1번 방법은 디자이너 이윤이 작을 뿐만 아니라 제품 단가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대량생산이 아닌 소량 생산이기 때문에 단가가 높아지고 업체가 이익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1번에서 2번으로, 2번에서 3번으로 점차 발전시켜야 한다.



내가 사고 싶은 스타일의 옷을 만들고 있다. 사실 성경말씀이 프린트된 옷을 입는 사람들은 극소수다. 여름성경학교나 교회 행사 때 입는 단체티를 제외하고 일상복에 성경 말씀의 옷들을 입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한국사회는 크리스천인 것을 점점 숨기는 추세다. 그런 시대를 역행하듯 내 디자인들은 유니크하고 비비드 해서 눈에 확 띄는 콘셉트이다.


'나 크리스천입니다.'를 드러내지 않는 시대에 '나 크리스천이다!'라고 소리치는 스트리트패션 콘셉트다.

20대 30대 크리스천 친구들을 타깃으로 했다. 2030대 친구들이 더 이상 의미 없는 브랜드의 옷들을 안 입었으면 좋겠다. 내가 만든 옷들을 많이 입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스타일, 정체성, 콘셉트를 나타내면 좋겠다. 유행하는 브랜드로 자신을 포장하는 그런 지루하고 틀에 박힌 스타일 말고 말이다.


내가 만든 옷들을 길거리에서 본 다면 좋겠다. 나 같은 생각을 하는 교회 청년들이 늘어나서 성경 말씀으로 된 스타일의 옷들을 입고, 크리스천인 것을 자랑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면 좋겠다.


태리우스 작가의 크리스천 굿즈샵 KINGJESUS DESIGN 바로가기 https://marpple.shop/kr/KINGJESUS_DESIGN/products? cate_list_id=9&cate_root_id=1


keyword
작가의 이전글GUESS 청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