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자주 내 안의 바닥을 마주하는 일
육아를 하려면 아니, 버티려면 인내심이든 체력이든 둘 중에 하나는 자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둘 중에 하나라면 인내심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내 인내심의 곳간은 금방 바닥을 드러냈다.
체력이 먼저 떨어지고, 인내심이 바닥난 뒤에는?
그다음부터는 육아가 아니라 '욱'아가 시작된다.
욱해서 소리치게 되는 육아.
욱하고야 말았던 긴박한 상황이 정리되고 나면, 집 안 분위기는 얼어붙고 아이의 투정에 의연하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죄책감이 밀려온다.
나의 바닥을 보는 일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그런데 육아를 하게 되니 예상보다 더 자주 내 안의 바닥을 마주하게 되더라.
우리 애만 유별난 걸까? 곱게 말하면 듣지를 않아요.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싫어요"이다.
육아책을 읽으면서 다짐한다. 아무리 화가 나도 언성을 높이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