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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얕은공학 Aug 12. 2020

미래의 자동차 산업의 역군들을 바라보며

2020년 KSAE 대학생 자작 자동차 대회

 8월 9일 KSAE 대학생 자작 자동차 대회가 내구레이스를 끝으로 1년간의 일정을 마쳤다. 먼저 차량의 완주를 위해 코로나 속에서도 마스크를 끼고, 폭우와 강풍 속에서도 스페너를 또 렌치를 뛰 가며 가져오는 열정을 갖고 있는 학생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 중 가장 많은 대학생이 참여하는 이 ksae 대회는 내가 학생으로, 선배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지도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강산도 변하는 시간 동안 나 역시 졸업을 했고,  목표와 같이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고, 어느덧 별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나보다 조금 늦게 시작한 친구들을 평가하는 위치가 되어있었다.


 사실 내가 차량에 관심을 가졌던 시기와 현재는 완전히 다른 시대가 되어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연흡기 고배기량보다는 다운사이징 터보가, 디젤보다는 가솔린이, 그리고 내연기관보다는 하이브리드, 전기, 수소가 주목을 받는 시절이 되었다. 


 대회 역시 이에 전기차 부분을 신설하였고, 올해부터는 전기와 내연을 동등 조건에서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해 있었다. 이런 변화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되나 이와 다르게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몇 자 적어보고 싶다. (정작 나도 못했지만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세계 대회를 여러 번 참여하면서 우리나라와의 차이에 대한 몇 가지 느낀 점은 아래와 같다.


1)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결과를 낼 수 있는 지원과 시간을 주지 않는다.

     - 어떠한 분야나 그렇겠지만 1-2년 해서 상위권팀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공부했고,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어디에 적용해볼 것인가가 중요하다 단순히 굴러가는 차량을 만들어서 대회장에 오는 것만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보고 기분 나쁘게 생각할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 기분 나빠하는 것조차 사회가 또는 학계가 여유와 충분한 투자 그리고 성장을 기다려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빨리빨리 성과를 내는 문화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2) 대회의 수상 내역이 복합적인 평가를 통해 전체적인 등수를 받게 되어 있다. 

   - 물론 대회는 여러 부분을 복합적으로 평가해야 된다. 다만 해외 대회에서는 각 부문별로 평가하여 그 부문에서도 수상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차량이 굴러가는 것만큼, 어떤 개념으로 이것을 만들었는지가 중요하다. 사실 이 대학생들이 현업으로 오게 된다면 이미 제작에 대한 공법이나 기술은 완비가 되어 있다. 학생 신분으로는 설계에 대한 자유도, 공법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을 갖고 공상해보는 게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생각해봐야 나중에 진짜 엔지니어가 되었을 때 그것을 실행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대회는 그리고 우리는 이 친구의 그런 상상력이나 시도 역시 수상으로 어느 정도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된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에 대해 많은 말씀들을 전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벌써 들지만, 이는 분명히 우리가 나아가야 될 방향이다라는 내 의견에 대한 관철은 없을 것이다. 최근 있었던 일본산 제품에 대한 국산화에 어느 정도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가 50년간 따라가기 바빴고 그에 지금 이 부흥을 누리고 있지만 그만큼 다지지 못해 빈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는 그 빈 부분이 이공계 학생들의 지원 및 그들에게 용기를 붙돋아주는 것에서부터 메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독일, 영국 대회를 참여하고 참관하면서 느낀 점은 그들은 전폭적인 지지와 열정 속에서 우리 나라 학생들은 감히 상상하지도 못하는 기록과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마중물이 되어 현재 그들의 산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현재 격변에 시대를 지나가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서  배터리, 반도체, 차량 생산기반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분명히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분명 지금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가 아닌 연구실에서 컵라면을 먹고, 실습실에서 배터리를 차체에 올리고 있는 그들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들의 꿈이 꼭 이어지길 기도한다.

https://www.ksae.org/jajak/

https://www.youtube.com/watch?v=F2oIJHDOvw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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