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얕은공학 Aug 15. 2020

내연기관의 종말

 장밋빛 신사업에 가려진 어색한 마무리

  전기차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다. 이미 너무도 빠르게 우리 곁에 와있다. 마치 2010년 한순간에 다가온 스마트폰처럼,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공룡들은 모두 멸종될 것이다. 다만 아직 기회는 있다.

 

@ELONMUSK / Tesla ends the stone age. 

올해 초 엘론 머스크가 올린 한 장의 사진은 적어도 나에게는 웃픈 현실과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당시 테슬라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았고 여러 문제가 언론에 노출되었던 시기였지만, 분명 이는 의미 있는 한 장의 사진이었다. 그리고 최근 2-3주 동안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 지속적으로 반영되었다. 현대차 역시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론칭을 하였고 기아차도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변신하기 위한 준비를 앞당기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엮어서 얘기하고 싶지만 다음 편을 위해 이번엔 전기차만...)


앞서 말했듯 전기차는 이미 시장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아마 지금보다 조금 더 좋은 주행거리와 충전시간이 보증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선택은 내연기관에서 전기로 넘어갈 것이다.

@BNEF (2019)

 옆에 보이는 차트는 1년 전 적어도 내가 가장 신뢰하는 통계자료를 내는 블룸버그의 차량 구동계 별 판매 대수이다. 자료에 보이는 것처럼 1년 전 보고서에는 2040년에 60프로 정도를 배터리로 구동되는 차량으로 분류하였다. 하지만 현재 리포팅되고 있는 여러 자료를 현업에서 보고 있자면 2040년에 내연기관은 없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보다 훨씬 앞어서부터 없다. 1년 만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해석에 대한 견해 차이는 여럿 존재한다. 하이브리드로는 빨리 넘어가지만 그래도 내연기관이 이렇게 빨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또 전기차가 친환경적이지 않기 때문에 꼭 빠르게 넘어갈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매우 타당성 있는 주장이기도 하다. (어쨌든 40년에는 제로탄소가 되어야 될 듯 )


 전기와 내연기관의 세계적인 추세는 여러 견해가 존재하기 때문에 솔직히 내 지식으로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이다. 외국을 많이 다니고, 오래 살아보기도 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트렌디한 나라는 우리나라이다. 신문물에 가장 빨리 적응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또 그것을 뛰 받침 해줄 기술력, 도입 속도도 압도적이다.


 적어도 우리나라의 전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도입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인프라 산업 역시 초페스트로 발전하고 성장할 것이다. 배터리 회사 top6 중 3개가 우리나라에 있고 폐배터리 재생산업도, 전고체 배터리도 최고니 솔직히 내가 생각하는 년도보다 더 빨리 적용될 것 같다.


 사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전기차가 아니다. 현업에서 일하면서 나는 전동화보다는 내연기관을 담당했다. 그리고 내연기관을 담당하면서 디젤 게이트, 유로 6-7 법규가 산업에 어떠한 파장을 주었는지 너무나 뼈저리게 느꼈고, 느끼고 있는 중이다. (그만 좀 느끼고 싶다) 모두가 알다시피 몇 년 전에 무능하신 분들이 클린디젤이니 뭐니 하면서 디젤이 확대가 되었다. 당시에도 클린디젤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 소름이 돋았는데, 디젤 산업의 축소로 인한 산업에 여파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개탄스럽다.(물론 세상에 할 일이 너무나 많은 것도 사실) 내가 두려운 것은 디젤의 추락과 같은 내연기관 전체의 추락 시 우리가 어떻게 대체해야 될지에 대해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3-4만 개의 부품이 1-1.5만 개로 떨어진다. 공정도 단순해진다. 그럼 기존에 그 산업에 종사하는 회사와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솔직히 뉴스에서 우리나라 배터리가 쩌네 전기차가 친환경적이니 하는데 사실 그 이면에 있는 이런 이슈를 더 빨리 손대야 한다. 


 자동차업에 종사하면서 여러 업계(내연기관 관련)분들은 만나면 건방지게 내가 맨날 하는 말이 있다. '빨리 때려치우고 다른 거 하세요,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신사업을 준비하셔야 돼요.'  혹시라도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네가 뭔데?'라고 하실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말을 계속할 생각이다. 왜냐하면 아무도 경각심을 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다들 나때만 아니면되지 폭탄만 돌리지 말고)


 전기차는 반드시 간다. 그리고 우리는 빨리 가야 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6개월~1년 늦었던 노키아, 블랙베리, LG가 10년 넘게 진입장벽을 넘지 못하고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정부든 회사든 전기차 산업에 주력해야 되나 기존 산업에 대한 정리를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그 이펙트를 계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발전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될 것이다.


- 돈이 있다면 괜찮은 배터리, 자율주행 업체에 투자해라. 코로나든 글로벌 위기든 어차피 갈건 간다. 아직 관련 산업 시작도 안 했다. (빛내서 하지 말고 개처럼 일해서 모아서 투자하고, 떨어지면 더 사라) 


작가의 이전글 미래의 자동차 산업의 역군들을 바라보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