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므라이스 Feb 26. 2023

책<심플은 정답이 아니다>,도널드 노먼 저 PART2

사용자 경험에서 구하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제품이든, 넷플릭스처럼 나중에 철회하게 될 결정이든 회사가 저지른 실수는 그 회사가 얼마나 고객을 많이 생각하고, 귀 기울이고, 그리고 얼마나 진실하게 잘못을 고쳐 나가려 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서비스는 경험이고, 행동이 중요하다. 하지만 진실함과 정직함, 그리고 따듯한 관심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p.222)

혹시 작년에 발매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2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논란을 기억하고 있는가? ‘최고 성능’이라는 홍보와 달리 성능 제한을 걸어둬 소비자들을 기만했다는 의혹을 받은 그 사건이다.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알 권리와 선택할 자유를 빼앗긴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고 삼성전자는 22년 3월 16일 주주총회에서 사과를 했다.  


주주총회 당시 삼성전자의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처음부터 최상의 성능을 원하는 고객의 목소리가 많아 (GOS를 끌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업데이트를 배포했다“며 ”고객의 소리에 더 귀기울여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제품에 사과를 하고, 왜 이러한 선택을 했는지 설명을 한 다음 해결책까지 제시했다. 그리고 올해 2월 17일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을 발매했다. 작년의 논란을 의식하고 부품을 개선시킨 모습을 통해 사과가 단순한 민심 달래기가 아니란 것을 느낄 수 있다. 과연 실제 사용자들은 어떻게 느낄지 궁금할 따름이다. 


기다림을 즐겁게 만드는 기술

문화는 변할 수 있다. 하지만 문화는 변하는 모든 것중에서 가장 어려운 대상이다. (p.250)

일본에서는 매장에서 줄을 설 때 점원 또는 키오스크가 다수 있어도 한 줄로 서서 기다린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키오스크마다 줄을 서있을 때가 많고 이제는 이것이 이 곳에서의 문화라고 생각하고 나 또한 키오스크 앞에 서서 기다린다. 한 줄로 서서 기다리는 것이 더 빨리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한국의 버스는 굉장히 다이나믹하다. 승차 후 승객이 자리에 앉지 않아도 출발을 하거나, 하차 버튼을 누르고 버스가 정차하기 전에 내릴 준비를 모두 마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버스를 타면 정차한 뒤에 일어나 달라고 하는 버스 기사를 이따금 만난다.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개인의 움직임 보다는 기업의 힘이 필요하다. 문화는 변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9 즐거움을 디자인하라

역사를 가진 나라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제각각 다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단기간에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 섰고 이러한 압축성장으로 세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같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세대별로 다른 사회적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한국 전쟁을 겪은 세대(1954~1962)와 민주화 세대(1963~1969), 그리고 X세대(1970~1979),부터 MZ세대(1980~2010)까지  서로 삶의 환경이 다른 세대가 혼재해 있다. 그러니까 복잡할 뿐만 아니라 혼란스러운 것이고, 이는 결국 갈등을 야기한다.


도널드 노먼의 『심플은 정답이 아니다』는 복잡한 것은 이해하면 단순해지고 이를 인지하기 위해서는 객체 간에 배움이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장 먼저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규정하는 디자인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 사회의 복잡해 보이는 갈등도 이해와 배움을 통해 소통의 문을 열면, 여러 세대의 사람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각 세대가 안고 있는 문제점부터 인지해보고자 한다. 그 중 이번에는 MZ세대에서도 청년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었다.


청년의 구직난

청년의 구직난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청년에 대해 정의를 하고자 한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청년기본법 제3조에 의하면 “청년”이란 19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 의무교육인 초등학교, 중학교를 나와 무상교육인 고등학교를 마치면 사회인이 되거나 진학을 통해 대학생이 되는 나이이다. 어찌됐든 청년이 되면 누군가는 구직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은 만년 구직난이다. 21년 기준 구직 단념자가 62만 8천명에 이르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장기 실업자 또한 다시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청년이 원하는 직장이 없다. 우선 청년 구직자가 취업하길 희망하는 분야인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이 줄은 것도 한 몫 한다. 왜 그렇게 대기업에 목을 매는 것일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프랑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이 약 1.5배 차이가 나는 반면 한국은 무려 3배나 차이 난다.  경제적 불안정을 겪고 있는 청년에게 있어 임금은 구직을 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니 대기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에 입사하기란 바늘구멍에 실을 꿰는 것 과도 같다. 그렇다 해서 임금격차를 해소하기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익성 차이가 임금 인상을 막고 있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상생임금위원회’를 꾸려 임금 격차 개선을 추진 중이지만 오히려 반발만 사고 있다. 대기업의 호봉제를 성과급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이에 노동계는 임금 하향 평준화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한다.  임금 격차를 해결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느껴진다.


두가지 워라벨

대한민국의 교육은 학생 스스로가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치지 않는다.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에만 몰두한다. 대학을 입학하고 나서도, 취업을 해 첫 직장을 가지고 나서도 정말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었는지 의심한다. 자신의 본진을 찾지 못한 것이다. 자기 객관화도 안된 상황에서 불안과 불만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직장 생활의 질, 즉 수동적인 태도로써의 워라벨을 요구하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워라벨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만약 원하지도 않는 일에 떠밀려서 취업을 했다면 최근 급증하는 청년 퇴직의 원인은 ‘자아 찾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청년층이 생각하는 퇴사 유발 요인은 1위가 근무 환경, 2위는 조직 문화, 3위는  임금이다. 여기서 능동적인 태도로써의 워라벨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근무시간에 효율적으로 성과를 내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청년과 기성세대

청년들은 구직난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하고, 각자의 위치에 따라 워라벨을 요구하는 등 여러 사회 활동을 하지만, 시작에는 끝이 있듯 퇴사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하지만 청년과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퇴사의 의미는 다른 모양이다. 임금 격차도 워라벨과 같은 기업 문화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성세대는 기존의 애사심을 강요한다. 동아일보와 재단법인 청년재단이 실시한 ‘청년 이·퇴직 인식조사’에서 청년층의 74%가 퇴사를 긍정적으로 인식한 것에 반해 기성세대는 56%가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세대 간의 사회적 경험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회사가 직원의 인생을 책임져주는 시대는 지났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은 각자도생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 퇴직에 대한 문제에 청년과 기성세대가 같은 생각을 하는 부분이 있다. 청년 10명 중 6명(59%)은 청년 퇴직을 사회적 문제로 해결할 필요가 있고 기성세대 67%도 같은 답변을 했다고 한다.  청년 퇴직은 청년층이 해결해야 할 문제처럼 보였지만 기성세대 또한 같은 곤란함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기성세대는 잦은 이직과 퇴직을 청년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보상 및 비전, 기업 문화 개선을 청년에게 제시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청년 또한 기성세대를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여기며 배척하지 말고 소통하고 이해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청년과 기성세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청년 퇴직을 디자인적 사고로 이해하기 위해 청년이 가진 구직난 및 직업의식, 그리고 기성세대와의 갈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청년으로서 청년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신빙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해서 고용과 퇴사를 다룬 것이지 별다른 뜻은 없다.


청년의 구직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로 인한 사회적 문제였으며 모두가 소리 높여 외치는 워라벨에도 수동성과 능동성이 존재했다. 그리고 청년과 기성세대는 각자의 사회적 경험에서 주장을 하는 바람에 갈등을 겪고 있지만 동일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사회의 복잡해 보이는 갈등도 이해와 배움을 통해 소통의 문을 열면, 다양한 세대가 더욱 좋은 환경에서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참고문헌

전상진, “세대 개념의 과잉, 세대연구의 빈곤-세대연구 방법에 대한 고찰”, 한국사회학 제38권 제5호, 한국사회학회, 2004.

홍성희, “능력이 부족해서? ‘임금격차 이유’ 따로 있었다”, KBS NEWS, 2023년 2월 19일 입력, 2023년 2월 23일 접속,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608573&ref=A

김기윤, 곽도영, 이기욱, “[단독]사표 품은 청년 ‘퇴준생’들… “입사후 3년은 다녀야” 14%뿐”, 2023년 2월 13일 입력, 2023년 2월 23일 접속,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30212/117851237/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