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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면치유가 메리다 Jul 02. 2023

[우울증 치료 일지 #1] 정신건강의학과 초진 상담

마음의 상처도 눈에 보이는 상처와 비슷한 무게로 여겨졌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지금 힘든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아요. 
이유 없는 허전함에 시달리면서...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中 -



더. 더. 더. 만을 강요하는 복잡한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현대인들은 무수히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데요. 속은 이미 곪아 있는데 그걸 들키기가 두려워, 겉으로는 멀쩡 한척하면서, 삶을 꾸역꾸역 견뎌내는 웃픈 현실 속 안쓰러운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프롤로그에 언급드린 대로 늘 아등바등 애를 쓰며 살아가면서, 거의 7년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염', '외이도염', '갑상선 항진증', '피부 묘기증', '대상 포진'까지...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한 다양한 현상들이 신체 질병으로까지 발현되었는데요.



하지만, 이런 저의 마음 상태를 '나약'이라는 단어로 치부하며 수시로 회피하고 외면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감정은 숨기고, 드러내면 안 된다고 교육받아왔기에,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들이 올라오면, 그것을 어떻게 해소하고 다루어야 되는지스스로 해결하는 방법 자체를 몰랐기 때문이에요.





저는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 우울증 등이 더 이상 무거운 주제가 아닌, 다가가기 쉬운 주제였으면 합니다. 그래서제 마음의 상처와 우울의 치유 과정을 기록해 나가면서, 평범한 사람이 심리를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고...'. '때론 누군가도 그런 감정을 느낀다고...'. 저의 우울증 치료해 가는 과정을 공개하면서, 마음이 아프면서도  꽁꽁 숨기고 있는 그들에게.... 괜찮다고, 용기 내라고... 안심할 수 있도록 손을 흔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저의 우울증 치료 일지를 시작하겠습니다.








병원의 선택 과정


저는 평소 심리에 대한 관심으로 정신 건강 관련 다양한 유튜브 채널을 구독해서 보고 있는데요. 그중 우연한 기회에 <이해나의 정신 살롱>이라는 채널을 보게 되었고, 인지 행동 치료로 유명하신 최영희 박사님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습니다. 



최영희 박사님은 아시아 유일의 ACT&ISST 동시 인증 국제 공인 전문가 의학박사님으로 실제로 많은 정신과 의사들을 교육하고 계시고 전문가 중의 전문가이자,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존경하는 박사님이신데요.



https://youtu.be/z3Bv0NQIL5c



최박사님의 인지 행동 치료에 대한 영상을 계속 보다가 박사님이 연구 소장님으로 계시는 메타라는 통합 심리 치유 기관을 알게 되었어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연구소, 아카데미로 이루어진 메타는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 완화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치유를 할 수 있도록, 인지행동치료, 스키마치료, 마음 챙김 명상 등을 포함한 다양한 통합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내담자 스스로가 자신의 해석과 믿음을 변화시켜 스스로의 감정과 행동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자가 치유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그 비전과 목표 자체가 너무 마음에 들어, 수많은 심리 기관 중 메타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초진 검사의 진행 절차


검사는 설문지 작성, 스트레스 검사 및 자율 신경 안정도 검사, 심층상담, 원장님과의 결과 상담으로 이루어졌는데요. 





각 과정을 자세히 설명드리면, 설문지 검사는 '삶의 질 검사', '증상 및 행동 평가(스키마)', '일반 불안 검사', '우울 척도 검사' 항목으로 진행하였고, 전문 상담사님께 40~50분 동안, 제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제 경험과 '저의 현재의 심리 상태'를 자세히 말씀 들렸어요. 그 이후, 뇌파측정기를 맥박 측정기를 착용하고, 스트레스 검사 및 자율신경 안정도 검사를 했는데요. 마지막으로 정신과 전문의 원장 선생님께 결과 내용을 듣고 상담을 받았어요.






검사 결과 및 상담 내용


검사 결과들을 종합한 결과, 저는 심각한 상태의 만성 우울증이라는 판단을 받았고, 지금 상태가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함께 병행해야 되는 상태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약에 대한 염려감과 걱정스러움을 말씀드렸더니, 일단 초기에 약에 대한 과민증을 사전 테스트해 보는 목적으로 점식 약, 저녁 약을 극소량으로 처방해 주셨어요. 


결과 상담의 경우, 최영희 원장님이 아닌 다른 원장님께 받았고, "초진 상담 내용" 일부도 공개하겠습니다.





정신과 의사 : 그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었죠? 왜 이제 오셨나요?

나 : .....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 아무 말을 못 함)


정신과 의사 : 불안과 우울 수치가 상당히 심한 상황이네요. 그동안 억누르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느라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나 : 저는 사실 이게 제 마음이 아픈 건지 모르고 살았어요. 나약한 마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억누르고 참으면 없어질 줄 알았어요.


정신과 의사 : 아마 아주 오래전부터 마음이 아팠고, 이게 만성적으로 본인 스스로에게 익숙해져 있어서 그럴 수도 있어요. 요즘 상태는 어떠한 가요?

나 : 사실 제가 다음 주부로 회사를 관둘 예정인데요.(~~ 이하 중략) 일은 일대로 다 해놓고 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사직서를 제출하게 됐어요.


정신과 의사 : 아... 그렇군요... 지금 그 상황에서는 그 회사를 그만 두신게 잘하신 선택이에요. 00님의 지금 마음의 상태는 예전부터 심각한 상황이었고, 지금 직장에서 문제가 아니었다면, 다른 식의 방식으로 삶의 방향에 영향을 끼쳤을 거예요.

나 : 그런데 이게 잘한 것 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불안한 게 있어요. 그동안 이직을 쉬는 텀 없이 바로바로 하기도 했고, 숨 쉬는 1분 1초도 돈이 나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요. 또 잠들기 전 혹시라도 무엇인가를 까먹을까 봐 핸드폰 캘린더에 끊임없이 메모를 해요. 캘린더에 거의 일에 대한 일정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정신과 의사 : 불안이 시작된 건 언제부터인가요?

나 : 앞서 전문 상담가님께도 말씀드렸는데, 중학교 때 외모로 심하게 왕따를 당하면서, 어두운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를 하면 손에 식은땀이 나고 눈에 혈압이 차서 글씨의 의미가 제대로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 고통을 잊으려고 일부러 신체적 고통을 가하며 무릎을 끊으면서 공부했어요. 나약함을 이겨내기 위해서요.


정신과 의사 :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떠셨나요?

나 : 아버지는 살아계셨을 때 엄격한 잣대로 조금만 잘못해도 엄하게 혼내고 체벌을 하셨었어요.


정신과 의사 : 어렸을 떼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땠나요?

나 : 중학교 때는 왕따로 인해 거의 친구가 없었고, 고등학교 때도 친했던 친구에게 심하게 배신을 당하면서, 학급 교우들과의 관계를 진정한 친구가 아닌, 마치 정치의 일환처럼 생각하면서 지냈어요. 마치 그 무리에 끼지 못하면 제가 외면당하고 도태될 것 같아서요.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그래도 순수한 마음의 의도를 가진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고 몇 명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관계로 발전했어요.


정신과 의사: 남자친구는 있나요? 연애는 언제까지가 마지막이었나요?

나 : 남자친구 없는지 2~3년 넘은 것 같아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이 있는데, 제가 사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좋아해 본 적이 없어요. 늘 평균의 점수 남에게 보이는 기준치가 중요했고, 제가 이 정도 나이에 결혼을 하지 못하면 무능력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사람 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무시당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하루에 소개팅을 3번까지 몰아서 하기도 했어요. 근데 남자친구가 생겨도 문제였던 게, 그 사람이 진짜 좋아서 사귄 게 아니라 제가 선택받았다는 느낌이 좋아서 연애를 시작했고, 상대방의 호감에 따라서 제 가치를 입증받으려고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연애를 하는 상대방과 서로 정서적인 친밀감이 없었고요. 저에게 다가온 사람들도 저의 본모습이 아닌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남자들이 대다수였어요. 그리고, 한 달 정도 연애를 해서 이별을 통보받게 되면, 내가 못나서 그래. 내가 문제가 많아서 선택받지 못한 거야 하는 식으로 제 존재 가치를 깎아내렸어요.


정신과 의사 : 지금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운가요?

나 : 늘 불안하고 초조해서 지금 이 순간을 살지 못하는 게 가장 고통스러워요. 잠들기 전에도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쓸 때도 부정적인 잔상과 생각이 계속 떠오르고요. 가족들과 기분 좋게 산책을 하더라도, 10분만 지나면, '나는 행복할 자격이 없어', '어떤 불안이 나를 또 고통스럽게 할지도 몰라', '곧 나를 포함해서 주변에 안 좋은 일들이 생길 거야'라는 불안한 감정과 메시지가 만성적으로 올라와요.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즌에는 그 불안이 강박적인 생각으로까지 연결이 되고요.






초진 검사 및 진료비는 131,380원이며,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어 TOTAL 73,830원 나왔고, 처방받은 약은 6일 치로 3,300원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메타에서 진행하는 심리치유 프로그램도 안내를 해주셨는데요. 우선 저는 "우울증 알아보기" e-러닝 프로그램을 수강하기로 했습니다. "우울증에 대한 증상, 원인, 대처방안"을 정말 한눈에 알기 쉽게 정리한 온라인 강의인데, 제가 따로 포스팅해서 소개드릴게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제가 저의 병에 대해서 정확하고 제대로 알고 있어야, 저의 문제를 스스로 들여다보고 컨트롤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마음이 아픈 상태라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하니,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에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더라고요. 앞으로, 매주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으며 다양한 심리 치유 프로그램도 수강할 예정이에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먼저 제 자신의 힐러가 되어 스스로의 아픈 내면의 상처를 치유함으로써, 여러분께 치유의 에너지를 전달해 드릴 수 있는 내면치유가 메리다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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