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a.인생회고기
온라인 모임 중독자가 새로운 모임에 신청하고자 작성해보는 삶의 지도.
요즘 들어 흘러가는대로 살고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이런 글을 쓰며 회고할 수 있게 되어 아주 시의적절하다고 생각된다.
대충 점수 맞춰 들어갈 수 있는 학교에서 가장 밀어주는 과라고 하여 들어가게 된 곳.
어느 곳에서나 무던하게 잘 지내는 편이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들어간 과에서도 적당히 잘 지냈다. 과의 학회에 들어가서 나름의 임원진도 맡아서 해보고, 콘텐츠 제작/서포터즈 활동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면서 지냈다. 그리고 알바도 쉼 없이하며 굵직굵직하게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취업의 문을 두드려야하는 4학년이 됐을 때에는 이전 부터 생각해왔던 광고 협회 교육을 들으며, 바로 취업 준비에 돌입했다. 예전부터 빠르게 취업하고 싶다는게 목표였기 때문에 고민 없이 바로 교육을 들으며, 나름의 적성에 맞는거라고 생각했던 미디어 렙사에 취직했다.
돌이켜보면, 취업을 준비하던 시점에서 좀 더 깊은 진로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 당시 나는 빠른 취업만을 하겠다며, 다른 직무에 대해서는 서칭도 안해본게 후회라면 후회로 남는다.
막학기 미디어 렙사에 전환형 인턴으로 취직했다. 어찌저찌 전환이 되었고, 2년 6개월 정도 일했다.
중소 기업이자 광고 업계 특성 상 잦은 이직이 있다보니, 그만큼 팀변동 & 조직개편도 많았다. 그리고 주니어 연차에 셀원 3명과 함께 일하는 셀장까지 겸하게 되면서 어느정도의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기도 했다. 회사와 업종에 대한 불만은 많았지만, 같이 으쌰으쌰할 수 있는 동기들이 있었고, 함께 일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던 좋은 셀도 있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ㅎㅎ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사회생활의 첫 발자국을 뗀 곳이 그 곳이라 좋은 경험이었다.
" 아직은 다시 취준을 해도 괜찮은 나이(한국나이 27살)지 않을까?
광고업, 특히 대행은 싫어!
같이 일하고 있는 저 부장님이 내 미래라고? "
하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곱씹어보며 퇴사 후 새로운 직무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케터에서 데이터 분석가는 크게 커리어를 트는 것도 아니라 굳이 퇴사까지하고 준비했어야 했나 싶지만, 그 때의 나는 기존에 다니던 회사에 많이 지쳐있던 것 같다. 그래서 결국 퇴사를 결정하고 이것저것 국비 교육을 찔러보며 6개월간의 데이터 트랙 국비 교육을 수강했다.
커리큘럼에 속으면 안되고, 내가 원하는 방향에 가장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는 곳에 가야한다라는 후기를 많이 보고 국비 교육을 고르고 골랐다. 그래도 결국은 AI라는 이름에 홀려 내가 원하던 직무보다 오버스펙의 교육과정을 수강했던 것 같다. 그래도 잠시나마 엔지니어 직무에 호기심을 갖게 되어 면접도 봤으니,, 뼈문과에게는 충분했던 경험을 준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전반적인 IT 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시간
그리고 이 때 처음으로 각종 온라인 모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퇴사라는 큰 결심을 하고 공부를 하는 만큼, 내 하루에 빈틈이 없었으면하는 마음에서 아침 기상 모임에 참여했다. 예치금도 걸고, 아침 기상시간을 줌으로 공유해야하기 때문에 챌린져스 같은 단순 인증보다는 훨씬 강제성이 있었다. 제아무리 의지가 충만하더라도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한 강제성 환경을 셋팅하는것 만큼 좋은게 없더라.
국비 교육이 종료되고 3개월 정도 본격적으로 취준을 시작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자소서를 쓰고. 처음으로 각잡고 준비하는 취업이었기 때문에, 처음 2~3일 정도는 재미있었던 것 같다.(이 전 회사를 다니면서 각잡은 취준을 경험하지 않았던게 조금은 아쉬웠기에 혹은 미련으로 남았기에) 그러다가도 계속 되는 서탈에 많이도 좌절하고 슬퍼했다. 생각보다 서류 통과는 쉽지 않았고, 어쩌다 잡히는 면접에서는 미숙한 모습만 보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번번했다.
그러다 결국,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광고 대행사의 데이터 분석가 직무에 깔짝이기 시작했다. 확실히 서류 통과율은 높아졌지만 역시나 어려운 면접의 문턱!! 여기서도 몇번의 좌절을 겪은 후 다시 한번 중소기업의 광고 대행사 / 데이터 분석가 직무로 취뽀했다.
그간의 마케터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으나, 혼자 데이터 업무를 담당한다는 말에 걱정이 많이 됐다. " 나는 주니어인데 가르쳐 줄 사람이 없다고? 이러다가 이도저도 안되다 다시 마케터 하는거아니야? "
이 고민은 취업을 한지 만 6개월이 지난 지금 이 시점에도 똑같이 고민되는 점이다. 하지만,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깡으로 정신이 있기에 일단은 부딪혀 보는 중이다.
낼모레 30살.
아직도 부딪치고 있으니, 그 때까지만 부딪치고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