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식어 ㅣ 가까이 있어야 하는 말
수식어 ‖ 가까이 있어야 하는 말
다음 글을 읽고 어색한 곳을 찾아보자.
⑴ 오늘은 어찌나 추운지 길을 가다 말고 진짜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어 졌다.
⑵ 지연이는 데님으로 만든 휴대폰 고리를 자신의 휴대폰에 빼서 직접 친구의 휴대폰에 달아줬다.
“꾸미는 말은 꾸밈 받는 말 앞에 쓴다.”
부자연스러운 글을 피하기 위해, 이 말을 꼭 기억하자. 대화 중에 나온 말은 단어의 순서가 달라져도 의미를 파악할 수 있지만, 읽는 문장은 꾸미는 말과 꾸밈 받는 말의 순서가 바뀌면 모호한 표현이 된다. 위의 어색한 문장을 자연스럽게 바꾸어 보면 다음과 같다.
⑴ 오늘은 어찌나 추운지 길을 가다 말고 진짜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어 졌다.
‣오늘은 어찌나 추운지 길을 가다 말고 따뜻한 커피가 진짜 마시고 싶어 졌다.
⑵ 지연이는 데님으로 만든 휴대폰 고리를 자신의 휴대폰에 빼서 직접 친구의 휴대폰에 달아줬다.
‣지연이는 데님으로 만든 휴대폰 고리를 자신의 휴대폰에 빼서 친구의 휴대폰에 직접 달아줬다.
⑴의 ‘진짜 따뜻한 커피?’는 그동안 마신 건 가짜 커피였나?라는 의문을, 예문 ⑵의 ‘직접 친구’는 친구의 이름이 직접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녀의 휴대폰을 ‘직접 친구’에게 달아줬다고 했으니 말이다.
우리말에서 '자두 빨간'이란 말이 없듯 꾸미는 말은 꾸민 받는 말 앞에 바로 온다. 앞의 예문을 그대로 써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꾸미는 말의 순서를 바로 잡으면 작가의 의도가 훨씬 명확하게 드러난다. 또한, 꾸미는 말을 어디에 배열하느냐에 따라, 단어를 꾸미기도, 문장 전체를 꾸미기도 한다.
다음의 예문을 보자.
⑴ 그는 행복하게 살았다.
⑵ 행복하게 그는 살았다.
⑴의 ‘행복하게’는 ‘살았다’를 수식한다. 삶 자체를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⑵번의 ‘행복하게’는 ‘그는 살았다’를 수식한다. 그가 산 삶에 대한 경험이 행복하다는 말이다.
문맥에 따라 예전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 될 수도 있고, 전쟁에서 그는 겨우 살아남아, 생존한 것이 행복하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작가는 문장의 의미가 명확하게 파악될 수 있도록, 꾸미는 말을 꾸밈 받는 말 바로 앞에 배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