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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생 Apr 08. 2022

좋은 아침 같은 소리 하고 있네(안노말 지음)

일주일에 책 한 권

4인 가족 전부가 코로나에 확진되어 격리 중인 상황이라 무겁거나 어둡거나 하는 책은 피하고 싶었다. 최근 10권 가까운 책을 빌려왔는데 이런 상황에 어울릴 만한 책 제목 하나가 눈에 띄었다.

'좋은 아침 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는 제목의 직장인 헛웃음 에세이였다. 이 책은 가볍고 재미있고 헛웃음이 아닌 큰 웃음이 날 만한 부분도 몇 군데 있고 공감되는 부분은 아주아주 많다. 정해진 시간 출근해서 정해진 시간 동안 일하고 정해진 시간보다 더 일하고 퇴근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맞아. 이건 완전 내 이야기네. 이런 사람이 이 회사에도 있네. 또라이 보존의 법칙은 어디서나 통하는구나'라며 무릎을 치며 공감할 내용들이 많은 책이다.


그리고 책 꼭지가 끝날 때마다 해시태그처럼 짧게 짧게 써놓은 글들이 있는데 오히려 이 부분에서 더 큰 공감으로 웃게 되는 내용이 많았다. 


#회의시간 #의견을말할까말까고민이된다면 #무조건말안하는게정답 # 말하는순간 너의일, 

#오해하지말고들어_백퍼욕 #나쁜뜻으로말하는건아닌데_백퍼나쁜뜻 #귀찮게하려는건아닌데_백퍼귀찮음, 

#인생은USB같다 #항상방향이안맞는다 #그래서다시방향을바꿨는데 #결국처음그방향이맞더라

 

이 책을 읽을수록 저자의 문체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꾸밈이 없고, 가르치려 들지 않고, 그러면서도 글에서 조차 직장인 특유의 눈치 봄을 느낄 수 있었다. 못된 상사에게 펀치 한방을 크게 먹이는 것 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그 와중에 혹시 그 사람이 이 글을 읽게 될까 봐 몸을 사리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힘들고 고되고 외롭고 스트레스 가득이지만 벗어날 길이 없기에 남의 돈 몇 백만 원이라도 받기 위해 오늘도 숙이고 참고 억지로 웃어가며 살아가는 대한민국 수천만명의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저자는 힘들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에게 조직생활을 버틸 수 있는 나름의 고급진 기술들도 많이 알려주고 있으니 꼭 배워서 써먹으시길 바란다. 근데 상황에 맞게 잘 써먹으라는 말도 해주고 싶다. 잘 못 써먹으면 정말 더 힘들게 되실 거에요라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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