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러면서 시간은 흘러갔고, 유모차 타고 기저귀 차던 아이들은 이제 혼자서 걷고 뛰고 스스로 하나씩 해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유치원 졸업 사진 찍는 중
최근에 딸아이는 초등학교 졸업사진을 찍었고, 아들은 유치원 졸업사진을 찍었다. 선생님이 옆에서 찍고 보내준 사진을 봤을 땐 우리 애들 너무 예쁘다라는 생각밖엔 들지 않았다.
그런데 저녁에 애들 할머니에게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주고
"우리 애들 너무 예쁘지 않아? 사진 잘 나왔지?"
"우리 강아지들 너무 예쁘다. 근데 너도 서운하겠다. 애들이 너무 커버려서?"
"응???"
그 말을 듣기 전까진 애들이 커버렸다는 걸 인식하지 못했었는데 그 말을 들은 후에 거실에서 각자 하고 싶은 것들 하고 있는 애들 모습을 보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구나. 앞으로는 더 빠르게 흐르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봤자 내년에 큰아이는 중학생, 이산화탄소를 이상한탄소라고 말하는 둘째는 이제 초등학교 입학이니 아직도 꽤나 오랜기간 나의 손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거기에서 기쁨도 느끼고, 힘듬도 많이 느끼겠고 시간이 더디 흐른다는 생각도 하겠지만 결국 시간이 흘러감을 막을 수 없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지금 보다 더 어렸을 때 특히 잠을 잘 못자고 밤마다 울고불고 했던 그땐 정말 '제발 빨리 좀 커라. 시간아 빨리 흘러라. 너무 힘들다'라는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은데, 한번씩 아가였을때의 아이들 모습이 떠오르면 그 기억은 항상 행복했었던 장면 뿐이다. 몸은 힘들었지만 그 이상의 행복감을 많이 느끼며 지내왔었던 것 같다.
그런 행복감을 앞으로도 오래도록 길게 길게 느끼며 아이들과 같이 자고 같이 밥먹고 같이 웃고 같이 있는 그런 일상적인 일상이 이어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