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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석현 Apr 02. 2024

뼈 때리는 이야기_13

인면수심이 되어버리는 다단계의 유혹

다단계의 유혹


오랜시간 연락이 없던 사람이 뜬금없이 연락이 온다면 '일단' 의심부터 해보는게 낫다. 물론 갑자기 생각이 나서 연락했을 수 있지만 90%의 확률로 다단계나 보험 아니면 돈을 빌려달라는 연락이다. 아니면 어딘가에 가입하라는 제안을 하는데, 이 또한 나를 위해서가 아닌 본인을 위한 것이다. 나를 그렇게 끔찍히 생각하고 위하는 '좋은 인연'이라면 평소 꾸준히 연락을 하며 지내는 것이 상식이다.


몇 년 동안 연락이 없던 지인이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왔다. 처음에는 안부를 물으며 소소한 이야기를 하더니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는데 어떤 일을 해서 큰 돈을 벌었다고 한다. 다단계는 절대 아니고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 한다. 네트워크 마케팅은 다단계와는 다른 것이고 세상에 네트워크 마케팅이 아닌 것은 없다고 한다. 큰 돈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고 만일 투자를 하기 싫으면 본인 밑으로 가입만 하면 된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다. 다단계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첫 걸음이다.


학창시절 알고 지내던 한 사람이 어느 날 식사를 한 번 하자며 지방으로 초대를 했다. 알려준 장소에 도착하니 지금 교육을 하고 있는데 함께 듣고 식사를 하러 가자는 것이었다. 늘 배움에 목말라있는 터라 어떤 것이든 배워놓으면 좋을 것 같아서 모인 사람들과 함께 교육을 들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좋은 교육을 추천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그러나 한 시간 넘게 들었던 교육 내용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라이프>라는 업체는 상조, 크루즈여행, 어학연수 등의 상품을 판매하는 미등록 불법다단계 업체였다. 교육을 다 듣고 나니 지인에게 고마운 마음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다른 곳에서 더 크게 당하지 말라고 이렇게 백신을 놔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후 그와의 인연은 끊어졌다. 학창시절 형제처럼 지냈던 그가 나에게 권유한 다단계 선물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좋은 경험이었다. 그날 이후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다단계에 빠지면 인면수심(人面獸心)되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교훈을 배웠으니 말이다. 


독서모임을 운영하던 한 사람이 있었다. 사람좋은 웃음과 여유로운 성격으로 주위 평판도 썩 괜찮은 편이었다. 오랫동안 운영해오던 독서모임이 삐걱거리고 하던 일도 잘 안 풀리기 시작하며 그 역시 다단계의 유혹에 빠졌다. 좋은 평판을 무기삼아 나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독일에서 건너온 건강식품을 권유했다. 모든 다단계 수법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당장 물건을 사지 않아도 되니 본인 밑으로 회원가입만 하라고 권유했다. 거듭된 권유에도 수차례 거절하기를 반복했다. 이제는 포기했거니 싶었는데 어느 날 블로그 마케팅 관련한 좋은 온라인 교육이 있다며 소개를 했다. 평소 블로그에 관심이 많았던 차에 잘 되었다 싶어 온라인 수업을 신청했다. 두 시간 동안 교육을 들어본 결과 <교육 다단계>였다. 건강식품 다단계에 이어 교육 다단계로 넘어온 것이었다. 그날 이후 그와의 인연을 정리했다. 다단계가 아니었다면 평생의 인연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했건만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니 남을 팔아서 내가 사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그렇다고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모든 사람이 그러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덕분에 두 번째 백신도 잘 맞았다.


사회 초년생들이 쉽게 유혹에 빠지는 것이 바로 다단계다. 다단계는 호기심도 가지지 마라. 결코 시도조차 하지않는 것이 좋다. 마약이나 도박에 손을 대지 않고 호기심을 가지지 말아야 하는 것과 같다. 누구나 일은 적게하고 돈은 많이 벌고 싶어한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일은 ‘요행’밖에는 없다. ’도박‘이 대표적인 경우다. 누구나 요행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면 세상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얻은 수익이야말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노동의 댓가다. 물론 시간과 돈을 바꾸는 것은 경제활동의 가장 기본 개념이다. 그러니 공부를 해서 점차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돈이 벌리는 수익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는 다단계와는 격이 다른 일이다.


정말 돈 되는 방법을 공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느날 주위에서 큰 돈을 벌었다며 그 노하우를 알려주는 사람을 조심해라. 그 큰 돈을 혼자서 벌지 왜 나에게 공유를 하는지 스스로에게 반문해 봐야 한다. 과연 평소에 나를 그만큼 생각해 주었던 사람인지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한 번에 큰 돈을 벌게 해준다는 말은 무조건 의심부터 하고 봐야 한다. 세상에 그런 일은 없다. 사회 초년생들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안 풀리는 사람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주위에는 생각보다 나의 힘듦을 이용하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하이에나들이 많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 지금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차라리 업종을 바꾸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각 지자체에서도 지원을 해주니 새로운 것을 배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에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라는 말이 나온다. 줄여서 '궁즉통(窮則通)'이라고도 한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뜻이다. 삶이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결국 통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조금만 인내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궁하면 통한다.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신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시련만 준다는 것을 늘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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