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의 하늘을 봅니다
마흔의 나에게 물었다. 오늘 하늘을 보았느냐고.
오랜만에 하늘을 본다. 뭉게구름이 금세라도 가슴으로 쏟아져 내릴 것만 같다. 하마터면 손을 뻗어 한 움큼 잡을 뻔했다. 앞을 보고 사느라고, 땅을 디디며 사느라고, 나의 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한없이 넓은 하늘에게 마음을 두지 못했다.
그토록 끝없이 펼쳐지는 하늘 아래, 내 작은 두 발이 서 있다. 터벅터벅 끝을 알 수 없는 인생을 향해 걸음을 내디딘다. 서툴기만 하다.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오늘이라서. 어쩌면 나는 평생 한 치 앞도 모르는 매일을 날마다 거칠게 살아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따라 유난히 빠르게 구름이 흘러간다. 사거리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구름 한 조각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어쩌다 보니 하늘을 볼 틈이 없이 흘러가는 삶을 산다. 방금 본 구름처럼 나의 오늘이 사라져 버리는 것만 같다. 어디로 갔을까. 구름의 행방이 궁금해졌다. 분명 어딘가에 또 잠시 머물다 가겠지.
나의 오늘은 이렇게 흘러갔지만, 나는 안다. 내 남은 날의 어느 날, 사라져 버린 오늘의 한 조각을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걸. 사라진 게 아니라 쌓여가고 있다는 걸, 나는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구름이 머물다 간 자리를 보면, 공허한 한숨이 새어 나오기도 한다.
오늘 내 앞에 펼쳐져 있는 수많은 일을 다 설명할 수가 없다. 이해할 수도 없다. 다만 살다 보면 그 어느 날 깨닫는 순간이 오겠지. 초등학교 1학년 때 그토록 어려웠던 덧셈 뺄셈이 지금은 잘되고 있는 걸 보면, 분명 지금은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삶의 문제가 쉬워지는 날도 오겠지. 깊이 내쉰 한숨을 다시 주워 담는다.
마흔의 나에게 묻는다. 그래서 지금, 너는 어떻게 살겠느냐고. 나는 매일 그 답을 하고 사느라고 부단히 애쓰는 모양이다. 그래서 하늘을 볼 수가 없었나 보다. 이제 다시 묻는다. 오늘 너는 그토록 끝없이 펼쳐진 너의 하늘을 보았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