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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Nov 16. 2022

한 해를 무기력하게 보냈다면

나에게는 아직 두 달이 남았습니다.

 해가 이제  달도 남지 않았다. 일년을 하루로 바꾸어서 계산해보면 이와 같을 것이다. 아이를 재우고 내게 자유시간이 주어지는     정도. 이때 나는 선택을 해야 한다. 피곤하니 누워서 이것저것 보면서  것인가. 아니면 적어도 일어나 보낸 하루를 정리라도 해볼 것인가.


무기력증, 그 늪에 빠져있으면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무기력증은 일이 많은 사람에게도 없는 사람에게도 찾아올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해보니 정말 그렇다. 너무 바쁠 때에는 나를 점검할 시간이 없어서, 나의 온 힘이 고갈되어서 번아웃과 함께 오는 것이 무기력증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누군가는 나의 존재, 쓸모, 가치를 나마저도 잃게 되어 무기력증이 찾아온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무기력증을 탈출하려면 애써 시작하고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하루를 조금 다르게 그리고 한해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살기를 선택할 시간이 남았다. 어떻게 하면 될까?



1. 그런 나를 인정해준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나를 인정해 주는 일이다. 내 안에서 나를 부정하거나 부정적으로 끌고 가는 생각을 돌이킨다.


'지금까지 잘 해왔어. 잘 견뎠어.'

'아직 가장 좋은 때가 오지 않았을 뿐이야.'


일기를 쓴다.

여기서 나를 인정하는데 탁월한 방법은 일기를 쓰는 것이다. 종이, 블로그, 노션, 브런치 상관없이 빈종이에 나의 모든 것을 털어놓는 일은 실로 효과가 좋다. 우선 나의 감정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나를 객관화해서 바라보게 한다. 감정이 정리되고 이성적인 사고를 하기 시작하면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된다.



2. 삶에 사소한 변화를 준다.


삶에 사소한 변화를 주는 것은 무기력증에서 탈출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걷는다.

눈부신 햇살로 눈살을 찌푸린 경험이 있지 않은가? 달갑지 않은 아침일지라도 의지를 갖고 커튼을 걷는다는 건 내가 하루를 잘 보내겠다는 의지이자 신호이다.


침구를 정리한다.

침구를 정리하는 것은 마치 내 마음밭을 정리하는 것과 같다. 시작을 차곡차곡 잘해보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일과가 끝나고 침실을 맞이했을 때도 기분이 좋다.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는 것이 귀찮아서 어린날엔 자주 지나쳤다. 하지만 아침을 잘 챙겨 먹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나를 잘 챙겨준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그런 아침 식사를 위해 여유 있게 일어나는 것은 참 중요하다.


잠시나마 혼자의 시간을 갖는다.

나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린다. 이것은 생각하는 대로 살 것인지. 사는 대로 생각할 것인지를 정하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일, 환경에 대해 좀 더 여유 있게 대응할 수 있다.



3. 좋은 숙면을 취한다.


좋은 잠을 위한 투자를 한다.

나에게 맞는 최적화된 잠자리를 마련한다. 우리 집에 살고 있는 아이는 '부드러운 베개'가 없으면 잠을 쉽게 청하지 않는다. 침구도 좋고 따뜻한 샤워, 편안한 음악, 책도 좋다. 단, 영상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쉽게 끊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나만 보려던 에피소드가 새벽 세네시까지 이어져 다음날을 기분 좋게 시작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감사했던 것을 한 가지 떠올려본다.

감사가 생활이 되면 내면의 불안, 불만, 불평, 원망, 시기, 질투 이러한 어두운(?) 감정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한다. 우리의 내면은 참으로 연약해서 단단한 마음가짐은 매일의 선택,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정말 떠오르지 않는다면 어려웠던 상황과 일로 배운 것을 떠올려보자. 평온한 마음으로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브런치에 오랜만에 들어왔어요. 이 글은 무기력증에 빠져있던 최근의 저에게 당부하는 글이기도 저와 비슷한 누군가를 몹시 응원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무기력증에 빠지는 현상은 사실 흔한 일이기도 하지요. 번아웃이 될 정도로 열심히 살아온 누군가에게 생기기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누군가에게 일어나기도 해요.


결국 건강하고 단단한 '나', '자아'가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기초 체력을 위해 부단히 힘써야 하는 이유기도 하고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아 초조하기도 해요. 이 시점에서 다시 마음을 새로이 하면서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아직 우리에겐 두 달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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