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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희 Feb 11. 2022

다낭신 환자의 월경(생리) 기간

 나는 다낭신 때문에 붓는 것에 좀 민감하다. 손가락이 땡땡하게 붓는 느낌이 들면 짜게 먹었나 싶어서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그래서 월경 기간에는 평소보다 물을 더 많이 마시는 것 같다. 3~4ℓ 정도? 

 평소에는 소변 색깔로 내가 물을 적게 마시고 있는지 많이 마시고 있는지 판별할 수 있는데 월경 기간에는 월경혈 때문에 소변 색을 판단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냥 우선 많이 마시고 본다. 


 자극적인 음식은 평소보다 더 먹는다. 안 먹고 참느라 스트레스 받느니 먹고 잠시라도 마음의 평안을 찾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콩팥에는 스트레스가 좋지 않으니까. 핑계 같은데, 핑계가 맞다. 

 지난 달에는 무슨 일인지 월경이 1주일이 넘어도 멈추지가 않아서 병원에 갔다. 자궁선근증 때문이니 자궁내 피임장치를 넣어서 월경량을 줄이고 자궁선근증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받았다. 


 자궁내 피임장치는 여성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고 여성 호르몬 조절은 간에, 정확히 말하면 다낭신 때문에 존재하는 간 낭종에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 의사는 자궁내 피임장치는 자궁에만, 국소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간에는 괜찮을 거라고 했지만 사실 100% 믿을 수가 없다. 정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그러면 자궁내 피임장치를 한 후 살이 찌는 등 부작용을 겪는 사람은 왜 그런 걸까? 자궁내 피임장치를 다낭신 환자 상대로 실험해 본 결과가 있을까? 다낭신 환자 중 간낭종이 있는 환자를 상대로 실험해 본 결과가 있을까? 실험해 본 결과는 없으면서 말해보는 건 아닐까? 

 그렇다, 나는 의심이 많다.  


  다행히 월경은 2주 만에 멈췄다. 조직 검사상으로도 별 이상은 없었다. 그냥 살다보면 이럴 때도 있다고 생각하고 넘기기로 했다. 좀 더 몸관리에 신경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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