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의 교육 이야기
저는 입학사정관입니다. 입학사정관이란 계량화된 성적 위주가 아닌 학생의 소질과 경험,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입학 관련 전문가라고 불립니다. 2009년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명칭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입학 관련 업무를 하다 보니 입시의 최전선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브런치에서의 첫 글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교육학 전공자로서 그리고 언제나 논란이 되는 교육 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싶습니다. 흔한 주제가 아니다 보니 따분할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답 없는 이야기를 주절 주절 해야 하니 저의 이야기가 적절한 지에 대한 고민도 듭니다.
공정이란 두 글자가 교육에서 대두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정확하진 않겠지만, 개천에서 용 났다는 속담을 사용하기 전부터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서울대학교 주병기 교수님은 한국사회의 불평등이란 논문에서 개천용지수를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내용은 2017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사 중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일 년 전(2016년)에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및 특혜로 많은 논란이 되었기에, 그 뒤를 이은 대통령으로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평등, 공정, 정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했습니다. 재임 기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의 입시 비리로 입학취소 처분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정권이 또 한 차례 바뀌었지만,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자녀들의 편입학 문제 등으로 변함없이 공정하지 못한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우리는 언제쯤 공정한 사회 속에서 살 수 있을까요? 아니, 공정한 사회가 과연 가능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공정한 사회는 무엇이고, 공정성은 무엇이고, 공정성에 대한 판단은 어찌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대입과 관련하여 사건이 터질 때마다 공정성은 항상 제기되어 온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대입전형은 크게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으로 나누어집니다. 전형요소의 반영비율에 따라 학생부위주전형과 수능위주전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학생부위주전형은 다시 나눠집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교과 성적을 중심으로 하는 학생부교과전형, 학교생활기록부의 전반을 살펴보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구분됩니다. 그 외에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대학교도 존재합니다.
정리하면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논술 전형 그리고 수학능력시험으로 대학을 진학하는 방법이 있는 것입니다. 특히 공정성에 대한 이슈가 되는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일각에서는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저의 주된 업무인 학생부 평가가 담긴 전형이기에 한편으론 더 마음이 아픕니다.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면서도 사회적 이슈가 된다는 것이 마냥 즐거운 일은 아닙니다.
참 괜찮은 전형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오해도 많은 전형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과연 어떤 전형이 공정할까요?
그리고 공정한 사회, 공정한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