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의 교육 이야기
수시모집 접수가 한 주 정도 남았다. 그렇다보니 평소보다 유독 전화가 많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접수를 앞두고 많은 고민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모집요강을 살펴봐도 애매한 문구가 있다거나 도무지 내가 찾고 있는 정보가 없어서 전화를 주는 분들도 있지만, 모집요강 자체를 살펴보지 않고 걸려오는 전화도 많다.
전화를 끊고나면 다들 혼잣말처럼 그러나 누구나가 들리게끔 "모집요강을 보고 좀 연락하시지."라는 답답함과 아쉬움이 이곳 저곳에서 들려온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대학 진학을 앞두고 모집요강을 제대로 본 기억은 없다. 100페이지 가까이되는 모집요강을 읽을 여유도 없을 뿐더러 어떤 말인지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업으로 삼고 있는 우리기에 요강을 보고 필요한 부분들만 빠르게 숙지할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든다. 그래서 고등학교 현장에서는 모집요강 읽는 방법 등을 진로 시간에 알려주기도 한다. 적절한 강의라고 생각들었던 부분 중 하나이다. 책도 잘 읽지 않는 학생에게 너의 인생이 달린 책(모집요강)이니 꼭 읽어봐라고 한들 몇 명이나 시간을 내서 읽어보겠는가. 나한테 필요한 부분을 발췌할 수 있는 역량이 수험생에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득 고등학생 때를 생각해보니 담임 선생님과의 면담(지금처럼 진로진학 교사도 없던 시절)을 통해 대학을 추천받고(때로는 학과까지) 지원을 했던 게 전부였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지식을 통해서 내 점수보다 좀 더 좋은 대학을 진학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가끔 해본다. 그렇지만 삶은 현실이기에 소설처럼 과거로 돌아가는 경우는 불가능할테니 그냥 잊기로 해본다.
메이 제미슨은 "그것은 당신의 삶이다. 그렇기에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봐라.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말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수험생들은 할 수 있는 많은 정보를 파악하고,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바꿔 말하고 싶다.
원서 접수를 앞두고 다섯 가지 단계별 조언을 하고 싶다.
1. 대학어디가 사이트를 통해서 관심있는 학과를 찾아보라.
2. 관심있는 학과 중 내가 갈 수 있는(지원할 수 있는) 대학을 정하라.
3. 대학의 모집요강 혹은 해당 전형의 가이드북을 반드시 읽어보라.
4. 수능 최저학력 기준과 수능 응시 영역 등을 확인하라.
5. 평균, 경쟁률 등을 고려하여 상향 지원하라.
끝으로 대학이 전부는 아니란 것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꼭 기억해줬으면 한다. 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는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고 졸업 후 어떻게 성장했느냐가 개인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