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갑니다
집착할수록 멀어진다. 이 말에 동의하시나요?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사랑, 다이어트, 인간관계, 가족, 친구 이런 것들이 떠오르네요. 집착이란 어떤 것에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린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쏠리면 좋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네요. 여기서 포인트는 '늘, 매달린다' 이 두 가지입니다. 암벽 타기를 상상해볼게요. 줄 없이 경사진 벽에 매달린 모습. 보기만 해도 위태롭고 떨어질까 불안합니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집착하다 보니 몸무게, 먹지 못한다는 불안감. 억누른 욕구를 비웃기라도 하듯 폭식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사랑은 어떤가요. 상대방이 궁금하고 좋은 나머지 집착으로 가게 되면 그때부터 괴로움은 시작입니다. 연락하나, 상대방에게 매달려 있는 모습. 사랑이 아니라 비참해지고 불편한 마음이 쌓이게 됩니다. 자식에게 집착하는 부모. 자녀를 숨 못 쉬게 합니다. 지나치게 통제하거나 주도성을 주지 않죠.
집착이란 마음을 지나치게 쏟음으로 오는 부작용입니다.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듯 많으면 좋을 것 같지만 소화되지 않은 속처럼 체하게 됩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적당한 수준을 배워갑니다. 적당히 먹고 만족하는 식습관, 온통 상대로 가득 차 있는 삶이 아니라 공존하며 살아가는 법은 무엇인지. 적당한 선을 체득화하는 것입니다.
처음에 말한 집착의 뜻 기억나시나요. 저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어릴 때 자석놀이를 해보았던 적 있을 겁니다. 집착은 같은 극의 자석이 맞닿는 것과 같다. 가까이 갈수록 밀어내는 것처럼요. 우린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합니다. 부자연스러운 것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억지스럽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섭리처럼 흘러갑니다. 집착을 내려놓을 때 흘러갑니다. 그러고 싶은 곳으로, 제 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