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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sieQ Aug 20. 2020

월급만으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열심히 일해서 월급만 착실하게 모으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NO!... 

단언컨대 내 대답은 NO!...


당신이 은수저 이상이라면, IMF급 핵폭탄만 맞지 않으면, 도박, 사기 피해로 하루아침에 쪽박신세가 되지만 않으면, 월급만으로 적당히 살아도 부자의 반열에서 내려올 일은 없겠지만, 흙수저라면 월급만으로는 어렵다. 


지난 6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발표에 따르면, 최저임금으로 서울의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3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43년!!! 

대학을 졸업하고 20대 중후반에 취업한다 해도 70세 가까이 돼서야 서울에 내 집 한 칸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맙소사다!


▲전국 서울 아파트 중위값 변화 (2020년 경실련 자료)


작년 9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임금근로자의 평균 연봉 수준>을 봐도, 인서울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43년이란 시간을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억대 연봉자가 전체 임금근로자의 3.2%, 6천~1억까지(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이 여기에 속한다) 11.1% 정도다.(대기업에 다니면 상위 15% 안에 든다는 소리다. 그래서 많은 취준생들이 대기업 취업에 목숨을 거는 것이다) 이들을 제외한 85.7%의 임금근로자는 연봉 6천 미만이다. 


▲임금근로자 평균 연봉 수준 (2018년 전체 임금근로자 기준)


여성근로자는 더욱 취약하다. 올해 6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 임금총액의 66.1% 수준밖에 안 된다. 

여성근로자가 남성과의 차별을 감수하고서라도 돈벌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기간은 30세~44세 정도까지, 딱 15년 내외다. 

군계일학으로 여성 임원이 된다 해도 버틸 수 있는 기간은 40대 후반~50대 초반까지다. 이들은 가수로 치자면 이효리요, 배우로 치자면 김희애 급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나라는 여성의 노동력을 갈취하고 있다.


▲연령층별 임금총액 (2019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보고서)


현실이 이러할진대 과연 월급만으로 잘 먹고 잘 살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 땅의 5천만 국민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재테크에 목을 매는 것이다. 


탄탄한 파이프라인 구축, 행복 시작!


월급만으로는 안락한 생활이 어렵기에 많은 이들이 본업 외의 부업을 찾게 된다. 

부모님 세대에는 부업으로 인형 눈 달기, 양복 안감 꿰매기, 전자부품 끼우기 등을 하셨다. 

X세대인 나는 아르바이트, 사이드잡(side job), 투잡(two jobs)이란 이름으로, 카페에서 팥빙수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백화점 판매원, 과외, 밥벌이 글쓰기를 했다. 


이렇게 부업이나 투잡을 하던 것을 요즘은 세련되게 파이프라인(Pipeline: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본업 외에 적극적으로 파이프라인을 찾아 실현하는 사람들을 사이드 허슬러(Side Hustler:본업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성장을 위한 별도의 프로젝트에 몰두하는 사람)라고 한다. 

안정적이고 튼튼한 파이프라인만 구축해놓으면 게임 끝! 행복 시작이다!


▲일독 권함


재미있게 즐기면서 수입을 만들 수 있는 그것!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임금근로자 상위 15% 안에 들지 못한다면,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맨다 해도 월급만으로 시드 머니를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기본적인 생활비는 쓸 수밖에 없고, 소비생활을 아무리 억누른다 해도 ‘내가 왜 사나’하는 우울감이 들 정도까지 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감내한다는 희망이 있는 선까지지, 불행하다고 느낄 정도가 되면 안 된다. 


그래서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 통장에 월급 외에 돈이 들어오는 건 매우 기쁘고 재미있는 일이다. 재미있는 일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몰입할 수 있다. 통장에 부수입이 꽂히면 재테크가 고통스러운 돈벌기 과정이 아닌 흥미로운 놀이가 된다. 


요즘은 블로그, 유튜브만 잘해도 커피값을 벌고, 하다못해 하루 만보만 걸어도 백 원을 벌 수 있는 디지털 세상이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스마트한 젊은 세대는 파이프라인 구축에 있어서도 과감하고 거침이 없어 보인다. 

대출로 자본을 만들어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사람, 매매나 전세로 빌라를 얻어서 셰어하우스나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사람, 그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본업을 병행하며 스타트업 창업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식으로 시세차익을 실현하거나 배당수익을 받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방송작가 시절 많은 도움을 줬던 선배도 결혼 후 일을 놓고 전업주부로 사는데, 재미 삼아 주식을 하며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 작게는 월 30만 원 정도 벌 때도 있고, 많게는 배가 될 때도 있다고 한다. 

내가 시드 머니를 모을 땐 은행금리가 나쁘지 않아 귀 밖으로 들었는데, 제로금리 시대에 더 이상 은행 예적금은 파이프라인이 못되다 보니 선배의 소소한 취미가 부러울 때도 있다. 

나 역시 계속 공부하면서 파이프라인을 재정비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숙제 안 한 어린이처럼 마음이 개운치 않다. 


중요한 것은 내가 재미있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즐길 수 없으면 피로도가 심해져 지속할 수가 없다. 

본업을 유지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도 장난이 아닌데(직장생활이 얼마나 피곤한지 매일매일 느끼지 않는가), 파이프라인에서조차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어떻게 살겠는가. 또 파이프라인을 운영하느라 본업이 흔들려서도 안 될 일이다.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야 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고민하느라 

나는 괴로워했다

그래도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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