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지만 쉬운 듯이 가보려고요
돈을 벌려고 개설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초창기 네이버 블로그를 2011년에 개설한 후 14년이 지났다.
생각을 꾸밈없이 나열하고 친구들이랑 서로의 블로그에 놀러 가 댓글 다는 것만으로 놀이가 되어서
그저 로그인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을 때랑은 시대도 분위기도 많이 다르다.
주관적인 기분과 개인 상황을 관심사에 얽어 스스럼없이 나열해도, 블로그는 '원래 그런 공간'이라는 인식의 만연 속에 오히려 다른 블로거들의 취미 전시(?)를 소소히 관람하는 낙도 꽤 컸었는데. 이제는 광고와 협찬 - 수익 중심의 활동이 본질이 되는 매개로 본격적이게 소모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부터 내 사적 영역을 공개하는 것과, 그럼에도 돈과 연관되는 분야에선 감추는 것 사이에
좁혀지지 않는 균열이 생겨 갈팡질팡 하게 되는 것이다.
내 글은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애초 대가 없이 순수 창작 용으로만 블로그를 대했던 마음이 남아,
한창 디지털노마드, N잡의 키워드가 붐이었을 때에도 내 블로그는 한쪽에 수익화를 걸치고,
여전히 당시까지의 기록을 소중히 보관한 채로 두리번거리다 보니
어딘가 온전할 수 없다는 느낌을 직감적으로 많이 받았었던 것 같다.
돈 때문에 시작한 게 아닌데, 돈이 되긴 하는데. 당연히 후자를 택하기에는, 그랬다간 오래가지 못할 것 같은 생각에 한참을 사로잡기도 했었다. (사실은 돈이 되어야 오래갈 수도 있다가 정답)
기로에서 답이 나지 않는 고민만 수년여를 반복하던 중, 결국 떠밀려 방향을 잡게 되고 만다.
돈이 되고 안되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글이 누군가에게 그만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달려있다는 것 -
주관적인 기분이 첨가돼도, 개인 상황이 드러나도 결국 그 자체로 독자들로 하여금 원하는 삶에 보탬이 되는 정보, 인사이트, 방법을 내어줄 수 있다면 OK라는 종착점에 다다른다.
공개 발행은 무엇을 위한 콘텐츠인가를 명확히
네이버 상위노출 로직이 근래 더욱 바뀌어서, 이제는 자체 지수만으로 발행하자마자 맨 위에 띄워주는 일이 잘 없다. 다시 배우고 적용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건데, 그만큼 정성을 들이기에는 여태까지 발행한 글들을 블로그 아닌 다른 매개로 잠시 이전시켜 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선다. 애초 콘텐츠를 수요할 대상층에게 그만한 가치를 건네는 것이 목적이라면, 본질적으로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계산에서다. 고백하자면 나는 내 사고를 펼칠 수 있다는 자유함과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소소함 자체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목적이었달 수 있다. 수요층이 얻게 될 가치와 서비스에 대해선 그다음 순위였기 때문에, 꼭 네이버 블로그가 아니어도 보존할 수 있는 다른 어딘가로 옮겨 놓는 건 필요한 수순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이동할 글과 그렇지 않을 글 간 '독자로 하여금 어떤 메시지를 전달케 할까'를 기준으로 선택한다면, 관점에의 수정을 거쳐 남게 될지도 모를 일. 혼자가 아닌 누군가에게 보일 영역에선 쉽지 않은 게 당연하다는 일념으로, 흔들려도 좋으니 부러지지 않을 것을 염두하며 나아가고자 한다. 힘 빼고, 숨 고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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