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지원부터 면접 그리고 취업 성공까지
여러분이 많은 시간을 투자한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이제 취업 시장에 뛰어드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역력히 않으니... 이에 대한 노하우를 하나씩 소개하려 한다.
먼저 입사 지원을 하기 위해선 이력서라는 것을 작성해야 하는데, 이력서는 정말 너무너무 무난한 양식이 많으니 적당한 것을 골라 사용하자. 이력서 양식 때문에 합격 여부가 결정되진 않으니 이점은 안심해도 좋다.
정말 무난한 이런 것들로 준비하고, 적을 수 있는 사항들을 적어 나가면 된다.
(1) 경력, 자격
다만 경력이나 자격과 관련된 내용 중 아래 사항들은 가급적 삼가는 편이 좋다.
자격증 : 운전면허 1종 보통 -> 운전 시뮬레이터 만드는 게 아닌 이상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경력 : 맥도널드 알바 3개월 -> 게임 기획과 엄청난 연관성을 가진 에피소드를 준비할게 아니라면 굳이 적지 않아도 괜찮다.
일반적인 워드프로세서, 컴활, 정보처리기능사, 그래픽스 운용기능사, ITQ 정도는 무난하게 적을만한 것 같다. 경력 부분은 단기 계약직 QA라거나 인턴쉽 진행 내용 등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기재하길 바란다.
(2)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파일 준비
이력서는 워드로 작성해 PDF로 변환하거나, 게임잡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다면 그에 맞게 내용을 채워 넣으면 된다. 포트폴리오는 원본 그대로가 아닌 PDF로 변환해서 올리자. 그리고 개별 파일을 별도로 올리지 말고 하나로 묶어 올리는 것은 기본적인 센스다. 그리고 제발 문서들을 한글 HWP로 작성하지 말자. 아무도 안 쓰고 HWP로 작성한 순간 내용물은 보지도 않고 탈락이다.
또한 하나의 서류를 여러 회사에 돌려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에 따른 내용 및 파일명에 대한 검토는 필수다. N모사에 지원하는 서류인데, "M모사 지원_OO기획자_레벨 디자인 문서"라는 파일명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신경을 안 쓴 티가 나겠는가. 개별 파일의 파일명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자.
생각보다 이런 기본적인 사항이 준비되지 않아 서류에서 탈락하는 지원자가 적지 않게 있다. 부디 지원하기 전에 한번 더 확인하고 지원하길 바란다.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에 들인 시간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일이 없도록 당부한다.
냉정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산더미처럼 밀려오는 지원자 중 한 개인의 이력서와 포폴을 보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
만일 서류에서 탈락했다면 아래 이유 중 하나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1. 동일 채용 공고 지원자 중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었고 TO가 적었을 경우
2. 서류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
3. 자기소개서 및 포트폴리오 내용이 회사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4.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와 지원자의 능력이 다른 경우
5. 회사 내부 사정에 의해 TO가 사라진 경우
바로 하나씩 상세히 살펴보자.
(1) 동일 채용 공고 중 더 뛰어난 사람이 있고 TO가 적은 경우
안타까운 경우다. 지원자의 능력이 신입 수준에는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을 한 것이다. 실제로 신입 채용 공고에 0~3년 차까지의 많은 사람들이 지원한다. 대규모 채용이나 TO에 여유가 있다면 면접까지는 가볼 수 있겠지만, 단 1명만 뽑는 경우엔 순위에 밀려 서류 통과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TO 1명을 뽑을 때 3명 정도까지는 면접에 합격시켜 놓고 면접을 보고 뽑는 편이긴 한데 순위에 밀렸다면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반대로 쌩 신입인 여러분이 2~3년 차 정도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 서류 통과는 수월할 것이다.
(2) 서류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
위에서 이야기했던 서류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 능력의 여부와 관계없이 탈락한 경우다. 한참 뒤에 확인해보니 파일명이 달랐다거나 지원 양식이 달랐다거나 하는 불상사가 없도록 부디 잘 챙겨서 지원하길 바란다.
(3) 준비한 서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자기소개서보다는 포트폴리오의 내용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마다 딱 어느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신입에게 기대했던 수준에 내용이 미치지 못하면서 서류 탈락을 많이 하게 된다. 이 경우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탈락하게 되는 경우이기도 하다. 지원자가 워낙 많고 모바일 업계 특성상 와서 가르쳐서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적 비용을 줄이고 싶어 기대치가 많이 높아지기도 했다. 경험적으로는 지원자의 60~70% 정도는 여기에 속하는 것 같다. 각 직군이나 회사마다 어느 정도의 역량을 기대하는지 천차만별이겠지만 개인적인 기대치는 추후 별도로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4) 회사 또는 팀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와 다른 경우
회사나 팀이 지향하는 방향과 지원자의 능력을 방향이 상이한 경우에도 서류에서 탈락한다. 채용 공고에 [지원 자격]이라고 되어 있고 특정 플레이 경험이나 문서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특히나 이런 경우가 더 많이 발생한다. 서류 지원 전에 채용 공고를 잘 살펴보고 내가 준비한 내용과 얼마나 교집합이 있는지를 체크해보길 바란다. 공통점이 많을수록 당연히 서류 통과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5) 회사 내부 사정에 의해 TO가 사라진 경우
참으로 안타까운 경우로, 사실상 이미 내려갔어야 할 공고인데 아직 내려가지 않은 경우에 해당된다. 이미 TO가 찼거나, 내부 사정에 의해 존재했던 TO가 사라진 경우이다.
크게 위 5가지 이유로 서류에서 탈락하곤 한다. 근데 가장 큰 문제는 회사에서는 여러분들의 서류 탈락 이유를 하나씩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 업종 대기업처럼 공식 문제집이 있지도 않고 커뮤니티가 활발하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항상 최선의 상태로 임할 수밖에 없고, 또다시 답을 찾기 위해 스스로 고민의 시간에 빠져들어야만 한다. 고민에도 답이 없다면 부디 현업인을 붙잡고 피드백을 부탁하자. 여러분들의 열정이 준비한 문서에서 보인다면 근처에 도와줄 분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분들의 말을 얼마나 믿을지도 여러분들의 판단 몫)
혹시 "취업은 운이다."라는 말에 혹시 공감하는가?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위의 각종 요소 중 운과 관련된 부분도 분명 존재하긴 한다. 하지만 운에만 기대어선 안된다. 여러분들은 적어도 자신이 통제 가능한 요소는 최선을 다하고, 통제 불가능한 요소에 대해서는 스트레스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통제 가능한 요소]
- 서류 준비 과정과 결과
- 지원하는 회사나 팀에 대한 분석
[통제 불가능한 요소]
- 회사 내부 사정 (TO, 자금 사정, 프로젝트의 위기 등)
- 다른 지원자의 역량
먼저 여러분들의 서류 통과를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본선은 여기서부터...! 게임회사 면접이라고 다른 면접과 다르게 특별하지 않다. 일반적인 면접 팁은 세상에 많이 널려 있으니 게임 회사에 대한 이야기만 하나씩 해볼까 한다.
(1) 복장
일부 기업 이외에는 정장을 요구하는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무난한 긴 청바지나 면바지 형태의 깔끔한 데일리 룩으로 충분하다. 대기업 공채라면 정장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엔 서류 합격 통지서에 복장에 대해 기재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공채라도 면접관들은 일반 사무복으로 입고 오더라...)
(2) 면접에서는 무엇을 보는 걸까?
회사나 팀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의 방향성에 잘 맞는 사람인지 확인
-> 개발 중인 게임은 채용 공고에는 상세한 내용을 적지 않았기에 대략적인 장르나 취향 정도만 비슷할 확률이 높다. 실제로 개발 중인 게임의 장르나 레퍼런스 게임 자체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도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한다.
지원한 파트의 팀장이나 팀원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
-> 인성적인 부분이나 업무 스타일에 대한 질문이 이에 해당한다. 어떠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한다. 솔직하게 신입의 적극성을 어필하며 이야기하면 된다.
포트폴리오에 대한 궁금증이나 직무 이해도에 대한 사실 확인
-> 포트폴리오에 있는 내용 중 궁금한 것들이나, 실제로 업무를 진행하기 위한 각종 직무 이해도가 잘 있는지 확인한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다른 사람 것을 가져오거나 누군가가 대신해주면 여기서 다 들통난다.
(3) 면접의 흐름과 예상 질문
일반적으로 면접은 아래와 같이 진행된다.
지원자의 짧은 자기 PR
-> 면접관의 회사나 팀에 대한 가벼운 소개
-> 면접관의 폭풍 질문 세례
-> 지원자는 그에 대한 답변
-> 몇십 분 간의 반복
-> 면접관이 더 이상 궁금한 것이 없음
-> 지원자의 질문
-> 마무리
예상 질문 리스트
기획자나 해당 직무를 지원하게 된 동기는?
좋아하는 게임 or 최근에 즐긴 게임의 장/단점은?
해당 게임의 단점을 어떻게 고쳤으면 좋겠는가?
과금 결제 경험 유무
결제했다면 어떤 부분에서? 그 체험은 어떠했는가?
결제하지 않았다면 왜 그랬나? 어떻게 하면 결제했었을 것 같은가?
지원한 게임과 유사 장르 게임을 무엇을 해보았나?
해당 게임 플레이를 얼마나 깊게 해 보았는가?
게임 기획자로써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팀원이나 상사와 A라는 상황에서 불화가 생겼을 때 당신의 대처 방안은?
게임 이외의 관심 분야가 있나요? 있다면 무엇이고 어떤 점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나요?
등등... 질문은 회사, 팀, 사람마다 너무 다르지만 일반적으론 위의 내용들을 포함해 게임 기획과 플레이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지원한 게임의 장르나 직무에 연관 지어하게 된다. 사전에 답변을 준비해 가면 당황하지 않고 답변할 수 있을 것이다.
(4) "마지막으로 질문하실 거 있나요?"
설령 떨어진다 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정보를 뽑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여태 회사나 직무에 대해 궁금했던 수많은 것들을 물어보자.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물어봐도 괜찮다. 여기서 얻어나가는 정보는 다른 회사 면접에서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질문하는 것에 대해 인색해하지 말자. 기획자는 앞으로도 수많은 질문을 자기 스스로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해야 하는 사람이다.
과정을 거치고 게임 업계로의 첫 발을 내딛으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 합격의 기쁨도 잠시... 이젠 업계인으로써 머나먼 여정이 기다리고 있고 이제 겨우 그 스타트라인에 서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충분히 기뻐해도 좋다. 그 부푼 기쁨과 기대를 안고 첫 출근하길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여러분들의 기쁨이 가실 때쯤 업계라는 정글에서 황소개구리로 살아남는 방법을 가져오려 한다.
첫 회사를 고르는 방법은 매우 중요하니 개인적인 기준을 말씀드려보려 한다. 참고했으면 좋겠다.
[첫 회사 고르는 기준]
돈 < 기회 < 배움
돈보다 기회를 찾고, 기회보다 배움을 찾길 바란다.
배움은 여러분들의 더 많은 기회로 이끌고, 기회는 여러분들의 가치를 높여 더 많은 돈을 받게 해 줄 것이다.
여러분들은 회사가 나에게 얼마나 많은 배움을 줄 수 있는지 여부를 가장 중요한 척도로 판단하길 바란다.
정말 마무리
1. 첫 회사의 개발 환경이 여러분들의 첫 기준점이 된다. 입사 후 여러분이 생각해도 아니라고 생각되거나 긴가민가한 곳은 일주일 내로 빠르게 탈출해라.
2. 배움은 중요하지만 가만히 있는 사람에겐 아무도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여러분 스스로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3. 절대 인맥을 무시하지 마라. 좋은 인맥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을 잘하는 것이다. 정치하고 라인 탄다고 이상한데 시간 허비하지 말라. 능력이 검증된 사람은 절대 취업 시장에 나오지 않고, 팀이 터지고 회사가 박살 나도 알아서 자기 갈길 다 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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