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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직트레이너 Nov 13. 2023

나는 아이 친구 엄마들과의 관계를 끊기로 했다

1. 신중한 관계맺기는 정신건강에 이롭다

'누구누구 엄마'라는 호칭은 아이가 있는 엄마라면 정말 흔하게 듣는다. 예를 들어 아이 이름이 윤서라고 한다면, 윤서 엄마라는 말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는 후부터 거의 매일 나를 부르는 말이 된다. 그런데 아직 아이가 나에게 '엄마'라고 말하는 것조차 가끔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엄마로서 서툰 나에게 '윤서 엄마'라는 호칭은 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누구누구 엄마'라는 호칭은 또 누가 부르냐에 따라서 기분을 상하게 하기도 한다. 아직 유교 문화가 남아 있는 한국 사회에서 나이 어린 엄마가 나이 많은 다른 엄마에게 '누구누구 엄마'라고 하는 것은 조금 실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 주변 선배 언니들이 나이 어린 동생에게 그런 호칭을 들으면 기분이 많이 상한다고 말했었는데, 나 또한 한때 가깝게 지냈던 아이 친구 엄마에게 같은 호칭을 들으면서 그 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나보다 나이가 있는 엄마에겐 '누구누구 엄마' 대신에 '누구 어머니'라고 부르거나 조금 친해졌을 때부턴 '언니'라고 부른다. 그게 어색할땐 호칭을 부르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편이다. 뭐 이리 복잡하냐고 할 수도 있는데 엄마들 사이에서 나이 어린 동생이 언니뻘 되는 엄마에게 '누구누구 엄마'라고 부르는 것은 조금 하대하는 느낌이 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바로 그 엄마, 나보다 나이가 어리면서 나에게 '누구누구 엄마'라고 부르던 그 엄마와  애초에 선을 긋지 않고 친하게 지냈던 나의 반성과 이를 통해 얻은 교훈에 대한 것이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엄마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나 또한 주변에서 나와 비슷한 일을 겪은, 불쾌한 경험을 이야기한 엄마들을 제법 만났기 때문이다.


그 엄마와는 동네에서 그냥 얼굴만 아는 정도의 사이였다. 그러다가 내 아이가 그 엄마 아이와 같은 기관에 다니면서 친하게 되었다. 첫인상은 욕심은 많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일 것 같다는 정도였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굉장히 이중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에 점점 실망하는 일이 많아졌다.


한 예로 다른 엄마들과 함께 있을 때 그 엄마는 밥도 잘 사고, 선물도 잘하는 등 돈을 잘 쓰는 사람이었다. 명절에 따로 친한 엄마들에게 선물을 돌릴 정도였으니까. 물론 고마운 일이다. 그런 면을 보면서 난 그 엄마가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반면, 그 엄마는 남자아이들끼리 놀다가 조금씩 투덕거리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예민했다. 심지어 자신의 아이가 먼저 다른 아이를 때려서 반사적으로 다른 아이의 손이 올라갔을 때도, 그 힘의 강도를 문제 삼으며 같이 때리더라도 살살 때려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었다. 모든 상황을 자신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심지어 그 엄마는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해서 직접 개입해서 다른 아이를 혼내는 일도 있었는데, 옆에서 볼 때 당황스러웠던 적이 종종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 바로, 그 엄마와 거리를 두고 멀어졌어야 했는데 그렇게 행동하지 못했던 것이 조금 후회스럽다.  


아이 친구 문제에 어처구니 없이 개입해서 다른 아이에게 화를 내는 엄마는, 그 대상이 내 아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이 내가 이번 사건에서 깨달은 반성이자 첫 번째 교훈이었다. 아무리 내 아이가 그 친구와 놀고 싶다고 하더라고 정상 범위의 사고와 행동을 하지 않는 엄마를 둔 아이와는 거리를 둬야 한다.


그렇다 이 모든 일은 그 사람 때문이 아니다. 다 내 잘못이다. 내가 그 엄마의 캐릭터를 알고 있으면서도 내 아이의 친구를 만들어준다는 명목으로 모른척 했던 탓이다. 이렇게 인정하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하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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