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멀리스트 귀선 Jul 16. 2024

TO.90년생 귀선이에게

아, 귀선이는 저예요.

비록 많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못되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었다.

(흔한 성공한 사람들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도움을 주고 그렇게 살면 얼마나 가치롭고 뿌듯할까라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살아야 성공한 인생이라 생각했을까? 지금 내 생각은 성공한 사람의 기준이 많이 달라졌다. 자기만의 곧은 기준과 생각으로 바르게 잘 살아가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이유도

영상을 찍는 이유도

기록을 하는 이유도

혹시나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 하나로 시작했다.

내 바람대로 원하는 피드백이 돌아오면 그 하나로 다시 힘을 내고 조금 귀찮지만 영상 편집을 하고 글을 수정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바라는 피드백이 돌아오지 않으면 혼자 실망을 하고 무엇이 잘 못된건지 고민했다.(잘못되지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많지만 주저하게 되었다. 그리고 알게된 사실은 내 글과 영상이 누군가에겐 상처를 줄 수도 있고 기쁨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매번 기쁨과 도움을 주면 좋겠지만)아무리 좋은 의도의 글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상황을 모르면 상처가 될 수도 있다.


한편 내 마음 안에도 속상함과 기쁨이 동시에 있었다.  원하는 피드백을 못 받으면 나도 모르게 얕은 속상함이 찾아오기도 했다. 머리는 그럴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데 마음은 속상한  날도 더러 있었다.(마치 친한 친구의 답장을 기다리다가 서로 다른 생각에 아,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구나 깨달을 때 실망한 그 느낌?)


이런 식으로 하다가 자꾸만 내가 원하는 것과 해야 할 말을 가리느라 표현이 점점 어려워졌고 나도 모르게 기록을 피하게 됐다.(특히 유튜브...)


다시 열심히 기록을 시작했다. 그리고 초점을 먼저 내게 맞추기 시작했다.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항상 초점은 상대방이었다. 나보다 ㅇㅇ를 생각했고 언제나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가치 있는 일을 해야 하고 생산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물론 누구를 돕는 일도 중요하고 생산적이게 사는 일도 상당히 가치 있는 일이지만 나와 내 생각부터 존중하기로 했다. 생산적이지 못한 날도 스스로 한심해하지 않기로 했다. 가끔은 아무 일 하지 않고 멍 때려도 괜찮고, 책대신 드라마를 선택하는 날도 괜찮다고...



앞으로 내가 하는 모든 이야기와 기록들은 훗날 귀선이에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이전에는 불특정다수였다면)


지금 내가 하는 생각, 먹은 것들, 생활, 가치관 등 2024년 6월에는

이런 생각들을 하고 살았구나,

이렇게 먹고 있었구나,

이렇게 살고 있었구나,

가치관은 이랬구나,

그때의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었구나,

지금은 생각이 이렇게나 바뀌었구나,



기록을 하고 영상을 찍으며 나부터 도우는 과정에서 누군가와 함께 나누며 공감을 하고 때로는 고독하게  살아갈 것. 내가 잘 사는 것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너무 힘주지 말고 힘 빼면서 가볍고 심플하게. 그리고 매일 재미를 찾기보다 매일 평온한 날이 많길 바란다.




24.6월 어느 날

매일 노트에 일상기록을 시작하고

매일 밤산책을 나가고

길고양이들의 집사가 되었다.

세상 모든 동물들을 귀여워하고

모종에서 방울토마토 두 알을 키워냈고

밀가루를 3주째 끊고 있고

(알게 된 사실은 일상에 생각보다 밀가루 음식이 많지만 생각보다 나는  참을만하다는 것이다.)

노밀가루 베이킹을 시작하고

매일 10분씩 피아노를 치고

매일 불필요한 것을 비우는 중이고

부지런하게 움직인 날의 출근 전엔 좋아하는 카페에 들러

좋아하는 연필로 좋아하는 시 아래 밑줄을 긋는다.

그리고 노트에 그날의 기분과 감정, 하고 싶은 일, 해낸 일을 기록한다.

이 모든 일은 행복한 나를 위한 마음이다.


그간 쌓인 기록들을 찬찬히 보니 계획한 일을 모두 지킨 날도 한 두 개밖에 못 지킨 날도 많다. 기록과 계획은 그저 하루의 나침반일 뿐. 나를 평가하는 도구가 아니다. 이것은 내가 계속 못 지키는 계획을 세워도 기록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다.


 어느 날은 생산적이지 않아도 괜찮은 삶을 살아내고

또 다른 날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이 하루들이 모여 완벽하지 않은 내가 되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내가 좋다. 언제든 천천히 완벽으로 나아가면 되니까. 사실 완벽한 것에 미련은 없다.

너무 애쓰지 않고 사는 삶을 연습 중이다. 때론 대충 사는 날도 있다.

하루가 모여 삶이 되고 내가 된다. 누군가 그랬다. 이 자체를 그저 살아내는 것으도 충분하다고.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오늘도 잘 살았다.

오늘만큼은 평가하지 말고 그저 애썼다고 말해야겠다.


애썼다.

그리고 수고했어.


종종 그냥 멍때려도 괜찮아
좋은 시
좋아하는 구절
연필로 쓰는 기분



#2024년 6월 생각  #심플리스트 #심플라이프 #가볍게 살아가기


그런데 벌써 7월이다... 7월의 생각은?

매거진의 이전글 헬스장에서 엿들은 진부한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