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바냥
‘냥바냥’이 가지고 있는 뜻은 냥 by 냥, 고양이마다 다르다는 말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케바케와 똑같다.
우리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치즈와 고등어는 같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형제냥인데 녀석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은 참말로 다르다. 마치 생김새가 전혀 다르게 생긴 내 아이들처럼.
다른 점을 예를 들어보자면 이렇다.
치즈는 비닐이 부스럭 거리는 장난감을 좋아하고 고등어는 깃털이 달려있으면 너무나도 잡고 싶어 미치기 일보 직전까지 간다.
물을 먹을 때 치즈는 물줄기를 할짝거리면서 마시지만 고등어는 손으로 꼭 물을 여러 번 튕기고 난 후 고여 있는 물을 할짝 대면서 마신다.
치즈의 먹성은 늘 최고조의 정점에 찍혀 있지만 고등어는 생각보다 입이 짧다. 심지어 치즈는 습사료라면 게걸스럽게 왕왕 먹는 방면 고등어는 참치가 아닌 습사료엔 거의 관심이 없다.
그래서인지 집 안에서 집사인 내가 주로 머물고 있는 장소 중에 녀석들이 선호하는 곳은 서로 다르다.
치즈는 내가 음식을 할 때면 꼭 주방 내 발 근처에서 식빵을 굽는다. 가끔 내가 있는지 모르고 발을 디디다 꼬리가 밟힌 적도 있어서 이제는 발밑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반면 고등어는 주방에는 별 관심이 없고 내가 육퇴를 하고 노트북을 들고 식탁에 앉는 순간을 좋아한다.
먹성이 유별난 치즈는 주방에서 솔솔 풍기는 음식 냄새가 좋은가보다. 내가 음식을 하며 왔다 갔다 하는 동안 식빵을 구우며 코를 벌름벌름 거리기도 하고 내 발치를 따라다니며 어디 흘리는 음식이 없나 코를 킁킁대느라 바쁘다. 그러다 너무 궁금하면 싱크대 문짝에 두 발을 뻗어 들고 최대한 내 손 가까이에 코를 가져다 댄다. 그럴 때마다 위험한 식재료가 아니면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살짝 코 앞에 가져다 대주기도 한다. 이때 벌름거리는 치즈의 콧구멍을 바라보면 너무 귀여워서 심장이 쫄깃해진다. 이 장면을 포착하고 싶지만 주방에서 고군분투하는 나는 요리 만으로도 벅차다. 머리 위에 카메라를 달아볼까? 그러면 딱! 원하는 장면을 찍을 수 있을까? 도 싶다.
반면 애교가 많은 고등어는 내가 식탁에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때가 아이들의 방해도 받지 않고 집사의 눈앞에 딱 자신만이 존재할 수 있다고 느끼는 걸까? 노트북을 펼치거나 공책에 뭔가를 적으려 노트를 펼치면 재빨리 식탁 위로 올라와 순식간에 내 얼굴 앞에 엉덩이를 들이민다.
그리고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엉덩이부터 시작해 온몸으로 내 얼굴에 부비부비를 시전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노트북 앞을 가로막는가 하면 필기를 하려는 공책을 깔고 앉아 버린다. 그러고는 세상 여유롭게 식빵을 구울 준비를 한다. 하지만 집사도 간신히 얻어낸 귀한 육퇴시간을 기다림에 허투루 쓸 수는 없다. 그래서 고등어가 가장 좋아하는 목을 살살 긁어준다. 어느새 만족감에 찬 고등어는 ‘그래, 내가 오늘은 이만 봐준다.’하는 표정을 하고 노트북 옆 한켠에 가서 몸을 살살 흔들며 자리를 잡고 식빵을 굽기 시작한다. 대부분 5분 안에 눈이 사르르 감기고 심지어는 흐응 흐응 하며 코를 고는 것은 비밀이다.
우리 집 고양이들의 영역에서 집사가 오고 가는 모든 발걸음에는 고양이의 시선이 따라다닌다. 그리고 집사는 그 시선을 마치 관종처럼 즐기는 자신을 마주할 수도 있다. 바로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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