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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있게멋있게 Aug 25. 2023

오늘도 '잘' 살아가기

‘잘’ 하는 건 없어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너에게



친구 A : 인생은 누구로 살아도 고통이 수반돼서 힘들 거 같아. 좋기만 한 건 없으니까 다음생에 굳이 태어나야 할까 싶어. 바위정도로 태어나거나 안 태어나는 게 상책. 생로병사 굳이 다시 겪을 필욘..


친구 B : 그 고통 안에도 행복이 있잖아. 행복만 한 삶은 결국 그 행복에 익숙해져서 그 행복이 행복이라고 생각 안 할 거야.

 

친구 A : 맞아, 애초에 행복은 가끔이고 고통이 디폴트인 것이라~~ 유전자상.


친구 B : 응, 참 인간의 유전자는 쓸데없어.



돈도 잘 벌고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는 또래들과의 대화였다.


스웨덴 정신과의사 안데르스 한센이 쓴 우리나라 베스트 도서인 뇌과학 책 인스타브레인은 말한다. 인간의 뇌는 1만 년 동안 변하지 않았고 고로 현대인의 뇌는 수렵채집인의 뇌와 별반 다를 게 없단다. 사냥을 하고 부족을 이루며 살던 한참 과거엔 불안과 우울이 있는 유전자가 살아남았고 그 유전자는 현대까지 인류가 가지고 있는 속성이 되었다.


때문에 정말 행복한 순간은 찰나이고 불안과 우울, 고통이 기본 세팅값인 게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다.


요새 나는 뇌과학 책을 꽤 많이 읽고 있다. 아직 갈길이 먼 내가 어렴풋이나마 공감하는 건, 결국엔 분야를 막론하고 학문하다 보면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왜 일을 크게 만드는 걸까.

왜 난 가만히 못 있을까.

왜 난 행복하지 않을까.


하지만 인간은 새로운 것을 원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은 새로운 자극에 반응한다. 더욱이 인간은 원래 고통과 불안의 동물이 맞다.


인문학적인 스스로의 질문에 과학적으로 자답한다.




 지금도 일이 마무리된 것은 하나도 없다. 경제적 자유를 얻겠다고 디지털노마드 분야에 어중간하게 뛰어들며 이것저것 건드리고 있지만 뭐 하나 뚜렷한 성과는 없다. 갈 길이 멀다.


원래 이렇게까지 회의적이고 스스로 채찍질하는 성향은 아니었는데.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생각하니 참 많이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면이 많아졌다. 조급해서 그런 걸 거다. 엄청난 계획파라 향후 몇 년간까지 연간 목표도 정해놓았는데 뜻대로 되는 일이 많지 않아서 조급해서.


그래서 오늘만큼은 그동안 내게 못한 진심 어린 말을 건네고 싶다.


다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넌 이미 ‘잘’ 하고 있다고.


힘들면 조금 쉬어가도 괜찮다고.



 

 2023년 7월.

2021년에 계약서를 쓴 오산 소재의 분양아파트 입주가 시작되었다. 7월부터 9월까지가 입주지정기간이자 잔금납부 기간이라 이 기간을 넘어가면 잔금에 대한 연체료가 부과된다.


건설사들도 미분양으로 애를 먹고 있는 지난 2,3년간  오산에 분양받은 아파트에 대한 계약취소는 당연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나는 결국 오산아파트를 취득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수원 주택 매도로 손해가 컸기에 목돈이 없어서 주택담보대출받은 금액이 크다. 단기적인 목표는 2년 후 수원주택 손절매로 손해 본 금액을 보전할 정도의 금액에 파는 것이다. 그래도 고금리로 내고 있던 캐피털 빚은 주택담보대출받은 금액 중 잔금을 치르고 남은 금액으로 대환 할 수 있었다. 여전히 큰 액수의 이자를 내고 있지만 다소 마음은 편하다.


(*) 계약 후 취소는 계약금이 환수됨은 물론 그것을 감행한 취소라도 건설사 승인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개인회생, 파산 등이 아니면 취소가 안된다.


언젠가 이 꼬인 매듭들이 술술 풀릴 날이 있겠지 하며,

오늘도 일단은 열심히 살아본다.



사진출처 : UnsplashAndrea Huls Pareja, UnsplashEmmanuel Ikwuegbu

참고문헌 : 안데르스 한센, 인스타브레인(동양북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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