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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NP Jan 07. 2022

ON THE SILKROAD 흔적 #2

스바시 고성



듬성듬성 남아있는 고대 국가의 흔적들.  흔적의 역사적 가치보다 나를  매료시켰던  지구상에 존재할  같지 않은, 그러나 분명  눈앞에 펼쳐져 있던 풍경이었다. 지구의 그것 같지 않은 , 지구의 그것 같지 않은  그리고 지구의 그것 같지 않는 색이 어우러져 있던 공간.  공간 속에서 내가   있는 일이라곤 오직 셔터를 누르는 작은 수고를 통해  공간을 현재의 시간 속에 잠시 가두어 두는  뿐이었다.



물은 국가 형성에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다. 물이 없는 곳에 세워진 고대 국가는 없었다. 우리가 들렀던 투루판의 고대 왕국들도 그랬다. 자오허 고성은 두 개의 물길 사이에 자리해 있었고, 고창 고성은 인공수로인 카레즈를 이용해 부족한 물을 톈산산맥에서 끌어들였다.


스바시(蘇巴十) 고성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스바시는 위구르어로 ‘물의 원천’이라는 뜻이니 말이다. 지금은 비록 모두 떠나고 흙먼지 날리는 메마른 땅으로 변해버렸지만, 굵은 물길의 흔적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있다. 아물지 않은 깊은 상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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