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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월밤 Dec 05. 2024

등갈비에 고맙다는 남편의 말

요즘 급작스레 변하는 날씨 탓에 갑자기 콧물 범벅이 된 내 상태...

아이는 이미 감기 걸린 지 오래이고 남편도 걸렸으니 내가 안 걸리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몸살기가 가득해서 이틀은 약을 먹고 오후에 푹 잤다. 남편과 나의 건강검진 후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먹다가 남편이 고기 찾는 것을 보고는 등갈비를 해줘야겠다 싶었다.


한 근 반이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뼈 무게 때문인지 2근은 사야 할 듯하다.

아이와 먹어야 하기에 간장 양념으로 자글자글 조렸더니 아이도 잘 먹고 남편도 잘 먹는다.


<아픈데 좀 쉬지... 등갈비를 했어>라고 말하는 남편.


<오빠 고기 먹고 싶다길래 했지>라고 하니 아픈 거 나으면 하지 아픈데 해주니 미안하단다.


이틀 정도만 아팠고 아이 등원시키고 푹 쉬니 몸은 많이 좋아졌다.


요즘은 남편이 나에게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많이 표현하는 것 같다.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해준다.

그리고 나에게 쉬엄쉬엄하고 무리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해준다.


남편도 나도 서로 아는 그 마음. 서로 자리에서 더 잘 살아가고자 노력하며 살기에,,, 때론 서로가 예민했고 때론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시간들을 보낸 덕분인지 요즘은 나도 새벽같이 나가 일하는 남편이 짠하고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든다. 우리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그 마음가짐이 얼마나 무거울까...? 싶기도 하다. 와 이런 생각이... 들어봤자 잠시 지나갈 뿐이었는데 그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울까?라는 생각이 제대로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끔 막연한 미래를 걱정하는 남편에게 내가 어깨를 톡톡 치면서 <걱정 마! 내가 책임질 테니까!!>라고 말하곤 한다. 어이없어하면서 코웃음을 치는 남편을 보고는 괜찮다고 지금부터 차근차근하자 말한다.


올해도 우리는 다투고 삐지고 짜증 내고 화해하고 또 서로 삐지고 했는데 ㅎㅎ 해가 갈수록 우리에게 더 많아진 것은 서로에 대한 감사함이다.


별것 아닌 것에 대한 감사함. 그게 참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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