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밤
요사이 하늘에선 연신 비가 내리고 있고, 일기예보에서도 표시할 수 있는 페이지엔 빼곡하게 빗방울 그림이 그려져 있다. 여느 날처럼 우산을 챙기고, 작업실로 향하던 출근길에 비에 젖은 길고양이 한 마리가 잰걸음으로 나를 지나치더니 주차된 차 밑으로 들어가 조용히 몸을 말았다.
이미 차 밑에도 물은 흥건했지만, 거센 빗방울을 피할 수 있는 것만으로 조금은 편안해 보였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안쓰러웠다.
집에서 반려하고 있는 고양이들도 길에서 온아이들이어서인지, 하루 종일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아 그림을 그려본다. 고단한 밖의 생활을 하는 고양이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할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내가 너의 우산이 되어주고 싶어.
오늘도 길에서 마주치는 고양이들은 처량하고 슬프다.
비는 그만 멈추고 햇빛이 가득한 일상이 어서 시작되기를 바라본다
마린스노우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만들고,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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