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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린스노우 Aug 11. 2020

작업실 일지

고양이의 밤

지난 4월에는 생각치도 않게 작업실이 생겼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7년 가까이 도예 공방을 다니면서, 도움도 많이 받고, 배려를 해주셔서 막연히 언젠가는 나만의 공간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우연하게 집 근처 어떤 골목의 부동산 앞에서 예산 수준에 알맞는 매물이 있었더랬다.



둘러보고 계약서를 쓰기까지는 단 3일. 



백퍼센트 마음에 든 건 아니지만, 가마를 놓을 수 있는 용량의 전기시설과 집에서 가깝고, 평일에는 건물에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어 혼자 조용히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80년도 초반의 오래된 상가 건물로 나와 비슷한 연배쯤이라 생각되던 이 건물은 생각보다 손 볼 곳이 많았지만 . 우리에겐 유튜브 선생님과 블로그 작가님들이 계시니까 호기롭게 셀프 인테리어를 결정했다.

(돈을 쓴 만큼, 몸이 덜 힘들다는 건 후에 뼈저리게 알게 되었지만.)






그렇게 집에서 작업실을 바삐 오가는 중에 매일 마주치는 노란 벽이 어여쁜 카페가 있었는데,

종종 들러 커피를 사서 손에 꼭 쥐면 아직 쌀쌀했던 4월의 꽃샘추위를 녹여주는 것 같았다.








힘들긴 했지만 노력한만큼 하루하루 바뀌던 작업실의 모습에 꽤 신이났던 기억때문인지, 아직도 여기를 지날때면 기분이 좋다. 


 마음만은 따스했던 4월의 작업실 일지는 여기부터 시작되었다.






마린스노우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만들고,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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