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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by 소향

어쩌다
당신의 이름이
내 하루에 스며들어
햇살처럼 번집니다


손끝에 내려앉은
조그만 먼지까지도
당신을 닮은 듯 반짝이는 날이면
나는 괜히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아무 일도 아닌 일에
가슴이 저릿해지는 건
살아 있는 동안
한 번쯤은 허락된 기적일까요?


어쩌다
내 마음이
당신에게 머물게 되었는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이유를 알지 못해도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걸
당신이 가르쳐 줍니다

존재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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