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지랄을 한다
밤새 싸질러놓은 흥건한 이브자리
그 질척대는 가식을 깨닫기 전에는
아마도 새벽을 깨웠을 것이고
잠을 설쳤을 날들 뒤에
매달아 놓은 기도를 뒤집어쓰고는
올해도 할 만큼 했노라 최면을 걸고 있을
겨자씨,
알 수도 없는 비교의 대상
그보다 한 없이 작은 믿음을 깨닫는 순간
어둠이 말을 걸어온다
등을 돌리면 멀쩡하던 벽이 무너져 내리고
반대로 돌아누우면 잠이 줄행랑을 친다
눈을 감으면 그 속에 갇힌 기억들의 아우성
결국
잠을 걷어차고야 말았다
정갈한 행위들과
그렇지 못한 엉킨 생각들
작아지는 것은 외부가 아니었음을
도둑걸음으로 졸음이 방문할 때쯤
기도는 이미 제목을 잃어버릴 것이고
현실은 아마도 후회가 준 선물에
꾸벅꾸벅 감사를 할 것이다
알람이 노크를 한다
현실과
계획과
낡은 신앙 사이에
5분 간격을 두고서
주섬주섬 현실을 입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