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수꾼 Jul 23. 2023

Ep. 1-5 뭐가 달라? 뭐가 같아? 달라졌어? 왜?

[교육] 아들아, 아빠는 누나를 이렇게 키웠단다.

"주요인물(또는 이슈), 공통점, 차이점, 변화, 변화의 이유" 


이 5가지를 파악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른이 된 후에도 '선택'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단다.

누나는 감사하게도 책이라는 명확한 매개가 있기 때문에,

책을 통해 이를 습득하고 있었고, 확장도 가능했어.

이를 통해 적응령, 언어 구사 능력, 논리력, 상상력, 집중력, 문제 해결 능력 등 다양한 면을 키울 수 있었지. 


요약하자면, 누나와는 '대화식 책읽기'를 했어.

어른들의 대화는 물음과 답, 호응과 전환 등으로 이뤄지지만,

아직 소통능력이 갖춰지지 않은 누나는,

사실상 일방적인 말하기로 시작했지.

아빠가 끊임없이 이야기 하고,

손가락으로 책을 가리키고,

잠시 책을 놔두고 더 큰 액션을 하거나,

유투브 등 다른 매체를 동원해서 책의 내용을 확장했지.

 


구체적으로는,

우선 그림책에서 중심과 주변을 구분하게 했어.

중심은 주인공에서 주된 집단으로 확장했지.

책마다 중심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중심인물이나 집단도 책마다 다르게 잡을 수 있게끔 노력했어.

예를 들어 '뽀로로와 목욕해요'에서 중심인물은 뽀로로이지만,

'뽀로로와 응가해요(실제로는 크롱의 응가에 초점이 맞춰진 내용)'에서는 중심인물을 크롱으로 잡을 수 있도록 유도했지.


이 과정에서 이미 뽀로로가 중심인물인 그림책을 경험한 누나가,

중심인물이 크롱인 책을 보면서도 뽀로로에 관심을 두는 모습을 보이면,

우선 크롱으로 관심을 둘 수 있도록 노력하고,

크롱에 초점을 맞추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유도했어. 


그리고 나서 책마다 중심과 주변을 설명했지.

"아까 '목욕해요' 책에서는 뽀로로가 손을 씻는 걸 크롱이 지켜보고 도와줬는데,

'응가해요' 책에서는 크롱이 응가하는 걸 뽀로로가 도와주네~

뽀로로와 크롱은 친구니까 서로 도와주나보다.

그리고 뽀로로가 손을 씻을 때 나무랑 꽃이 구경하고 있었는데,

크롱이 응가할 때도 나무랑 꽃이 구경하고 있네.

나무와 꽃은 저기 창문 바깥에도 있지?

이 친구들은 늘 함께하는거 같아." 식으로 말야.

 


그리고 나서 두번째 읽을 때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게 했어.

예를 들어 '목욕해요'에서 공통점은,

중심 집단인 뽀로로와 친구들이 모두 야외 활동을 한 것이고,

차이점은,

주변 인물들인 친구들은 목욕을 한 반면,

중심 인물인 뽀로로는 목욕을 하지 않은 것이었지.

계속 책의 앞과 뒤를 왔다갔다하면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하게 했어.

그런 뒤 차이점이 만든 결과를 확인하게 했지.

친구들의 몸에는 벌레와 세균들이 없었지만,

뽀로로의 몸에는 벌레와 세균들이 득실댔지.

뽀로로는 병에 걸렸고, 친구들은 건강했어.

그제서야 뽀로로는 목욕을 했고 다시 건강해질 수 있었어. 


공통점(야외활동)과 차이점(목욕 유무)을 확인하고,

차이점에서 비롯한 것(세균)으로 인한 결과(병)를 확인하고,

그로 인한 변화(목욕)와 그에 따른 결과(건강)을 확인하게 하는거지.

왜 변화했고, 왜 결과가 다른지 즉, 각각 원인이 뭐였는지 주목하게 했어.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손짓 발짓 온 몸을 동원해서 소통했지.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도 책에서 익힌 이런 내용들을 소환했어.

밖에서 집에 들어오면 손을 씻고,

응가를 하기 위해 채소를 먹고,

공공장소에서는 소란을 피우지 않고,

사람을 만나면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하는 등,

왜 사회규범이 필요하고 또 지켜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했지.

누나가 환경에 적응하고 적절한 선택 후 행동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단다. 


이러한 과정은 살면서 부딪힐 문제들을 헤쳐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

변화의 타이밍과 범위를 파악하는 데 용이하고,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심지어 시험문제를 푸는 데도 유리한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돼.

대부분의 공부가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는 데서 시작되거든.

시험문제도 당연히 그로부터 파생되고. 


덕분에 누나는 최근 스스로 논리를 펼 수 있게 됐어.

예를 들어 소변 훈련 중에,

팬티에 소변이 일부 묻었다면,

변기에 남은 소변을 한 뒤 팬티를 갈아달라고 하는데,

이때 누나는,

"팬티 갈아줄거예요? 축축해서 불편해요. 갈아주세요."라고 말하고 있어.

변화(축축)와 결과(불편)를 기반으로 의견을 이야기 하는 거야.

옆에서 아들도 이를 보면서,

아직 말은 못하지만 행동으로 따라하고 있고. 


중심과 주변, 공통점과 차이점, 변화와 원인.

사는 동안 항상 인지할 수 있어야 하고,

어릴 때부터 훈련하면 어른이 돼서 좀 더 편안해질거라는 믿음이 있단다.

아들도 이미 훈련하고 있어~ 화이팅 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Ep.1-4 제발.. 책 좀 그만 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