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고 싶은 나의 과거
안녕하세요, 8년차 직장인 고과장입니다.
오늘부터 일주일에 한 주제씩
제 경험을 토대로 직장인과 사회초년생 분들께 도움이 되는 글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글을 연재하고자 마음 먹게 된 건 지난 달,
저의 소개글인 날아라 고과장 스토리텔링을 읽으신 이웃 분의 댓글 덕분이었어요.
제가 자기소개를 써본거라고는 회사 입사할 때 쓴 자소서 밖에 없어서 제 강점을 위주로 부각했던 것 같아요. 때문에 능력자도 아닌데 능력자로 보이는 그런 효과가 있었나봐요. 하핫
그래서 오늘부터는 글을 통해, 제가 직장 생활을 하며 겪었던 실패담과 이를 극복했던 경험들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인생 선배님들이 제 글을 읽으신다면 그땐 그랬지 공감하시면서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오늘은 살아가면서 중요한 3가지에 꼽히는 재테크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놀랍게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500만원을 잃지 않게 되실겁니다. (완전이득이죠?)
저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누군가에게 내가 겪은 일을 말해준다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나와 같은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요.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은 사회 초년생 분들, 그리고 이제는 돈을 모아 봐야겠다고 다짐한 직장인 분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 위험한 함정에 대해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릴게요^^
제 대학생 때 소원은 빨리 취업해서 돈버는거였어요. 대학생 때 저는 디자인을 전공했었는데요, 비싼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서 밤을 새는 제 자신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었죠. 이럴 바엔 얼른 사회에 나가서 내가 가진 능력과 시간과 열정을 돈과 교환하자라는 생각뿐이었어요. (참으로 건방진 생각이었죠 ^^) 결국 대학교 졸업 전에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고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고나서도 한 눈 팔지 않고 돈을 꾸준히 모을 수 있었어요. 돈을 모아가는 재미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통장에 모이는 돈, 내가 내 능력으로 번 돈이 절 행복하게 만들어주었어요.
그 때부터 악착같이 모으게 되었던거같아요. 저는 커피나 음료도 잘 먹지 않는 타입이라 회사 구내식당에서 먹는 식비말고는 돈 쓸일이 많지 않았구요, 더군다나 저는 친구들과 만나거나 데이트 할 때는 블로그 체험단으로 식비와 의류비 등을 아끼고 있어서 크게 돈 들 부분이 없었죠.
이렇게 하니 짧은 시간에 500만원이라는 목돈이 생겼어요. 지금에서 500만원을 생각해보면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사회초년생이었던 그 때 당시 저에겐 이 500만원이 진짜 부자가 된 기분을 뿜뿜 느끼도록 해주었답니다 '-'
사회초년생, 직장인 분들은 마음이 조급해요. 저 역시 엄청 조급했습니다. 그래서 빨리 돈버는 방법을 알고 싶어하죠. 제가 그 마음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목돈(500만원...ㅎㅎ)을 마련했으니 다음은 돈을 불리는 단계구나 생각했어요.
이런 사회 초년생들과 직장인들의 조급한 마음을 이용하려는 상어들이 세상에 많이 있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조그마한 목돈이 생겼고, 금융지식이 없는 상태라면 특히나 특히나 주의하셔야 해요.
특히나 이런 경우라면요,
1. 점심시간 회사에 방문해서 도시락을 주며 설명회를 생명보험사
2. 재테크 상담을 무료로 해줄테니 받아보기만 하라는 자산관리사를 위장한 보험설계사
물론 정말 좋은 상품을 권하는 분들도 많으시지만요, 우리는 만일의 사태에 항시 대비해야합니다.
저는 다양한 경험과 실행을 많이 해 보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이지만요,
만약 본인의 뇌가 금융지식에 있어서 PURE한 청순한 상태라면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투자 즉 내 돈이 들어가는 것에 있어서 만큼은 스스로 분석할 수 없다면,
돈에 있어서는요
잘 모르겠으면 하지마세요.
돈은 남의 손에 맡기는게 아니에요.
내 돈은 내가 컨트롤 해야해요.
우리는 이상하게 돈에 있어서만큼은 "전문가"들의 말에 의존하게 되는거 같아요.
돈에 있어서는 가족도 믿지말라는데, 우리는 왜 쌩판 남의 말을 그렇게 잘 믿을까요?
의존하게 되는 이유는요, 제가 생각하기로는 우리가 돈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에요.
제가 뭘 안다고 이렇게 말하냐구요?
이렇게 제가 열변을 토해내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금융지식에 PURE한 청순한 뇌를 가진 주인공이 바로 저였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조심해야 할 2번의 경우가 바로 제가 겪은 사례에요. (호홋)
-> 2. 재테크 상담을 무료로 해줄테니 받아보기만 하라는 자산관리사를 위장한 보험설계사
때는 바야흐로 2013년 사회 초년생 시절
좋은 시계와 옷, 가방을 뽐내시며 그렇게 진한 남자 향수는 처음 맡아본 첫 만남이 인상적이었던 자산관리사를 위장한 남자 보험설계분을 회사 앞 카페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 분이 제게 권해주셨던건 "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이었어요.
갖가지 신빙성 있어보이는 그래프와 통계자료를 보여주시면서 내집마련 빨리 마련할 수 있는 길을 알려주겠다고, 본인이 관리하고 있는 회원리스트를 보여주며 다 100억대 자산가이고(하 진짜 글 쓰다보니 정말 순진했던 나란 사람) 당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자기를 믿고(돈 앞에서는 친척도 믿지말라는데, 정말 청순했던 나의 뇌) 해보라고, 지금 빨리 해야 빨리 부자된다고(사회초년생들을 혹하게 만드는 단어죠 "빨리").
그 분의 현란한 말솜씨와 신빙성 있게 보였던 그럴싸한 자료들에 전 넘어가게 되었고,
지금 모아둔 종자돈을 넣으면 돈이 더 빨리 불릴 수 있다며(완벽한 사기멘트였지만, 당했네요)........
제 전 재산 500만원을 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에 덜컥 넣게 됩니다. (한번 넣을 때 마다 15%의 사업비 수수료가 있으며, 20-30년 후에서야 가까스로 원금에 다다르는 그 상품에 말이죠) (이런 분들 때문에 선한 보험설계사분들이 피해보시는 겁니다ㅜㅜ)
그 분은 저에게 이 상품은 저축성있는 저축보험이고, 원금손실이 없다는 말로 저를 안심시켰어요.
저는 순진하게도 그 말을 다 믿었습니다. 스스로 알아보려하지도 않구요.
그렇게 성급하게 덜컥 계약하고 나서 "나도 드디어 재테크하는(돈 굴릴줄아는) 직장인이 되었구나!" 라는 마음에 심취해 있었어요.
투자를 시작했으니 부자가 되기위해(부자가 되려하는 얘가 종신보험은 무엇때문에...???) 재테크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하게 됩니다. 돈의 세계가 너무 재밌습니다. 어랏?? 근데 이상한거에요. 점점 재테크 글을 읽을 수록 느낌을 받게됩니다. 그러다 커뮤니티에 "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을 가입하는건 호구 중에 호구가 하는 일인데 그게 나에게 일어났다라는 글을 보게되었는데요,
음 그런 기분 있잖아요. 등골이 싸해지고 심장이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 지는 느낌.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되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어요.
돈을 잃었다는 것보다 견딜 수 없었던 건, 그걸 가입한 제 자신에 대한 분노였어요. 똑똑한 척은 세상 다하더니, 이렇게 당하는구나 생각이 들면서 가족들에게 조차 말할 수 없었습니다..........너무너무 부끄러웠어요...(ㅜ..ㅜ) 그리고 믿었던 나에 대한 배신감이 들어 견딜 수 없었어요.
네, 과거의 저는 재테크계의 호구였어요.
하지만 돈을 잃었다고 망연자실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죠 !
제가 호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절망적이었던 그 날 이후, 미친듯이 "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 관련된 인터넷 글을 모조리 수집하여 제 돈을 되찾을 방법이 없는지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방법이 있었습니다. 바로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었죠.
민원을 제기한다고 해도 모두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제가 가입한 이 상품이 불완전판매로 가입된 것이라는 증거가 있어야했어요. 저는 그 당시에 설계사로부터 받아놓은 자료가 많았습니다. 일단 제가 그 분야를 잘 몰랐기 때문에 설계사분이 저를 꼬실(?) 때 보여준 모든 자료를 복사해서 달라고 했었거든요.
그 자료에는 제가 불완전판매(연금과 저축성보험이라는 점, 그리고 원금보장이 된다는 식으로 언급함)를 당했다는 모든 자료가 고스란히 다 담겨있었구요, 저는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하나하나 코멘트를 달아 둔 PPT자료를 만든 후 금융감독원에 민원제기할 때 첨부파일로 제출했습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대비한 이유는 한번에 통과되지 않는다면, 내 돈을 돌려받을 확률이 적다고 들었기 때문에 한 번에 통과되도록 하기 위함이었어요.
다행스럽게도 저의 민원은 받아들여졌고, 금융감독원에서 해당 설계사에게 통보하게 됩니다. 그러자 관리를 약속했으나 상품 가입 후 연락한 번 없던 설계사분에게 즉시 전화가 오더라구요. 돈은 다 돌려줄테니까 금융감독원 민원 신청한 것은 취하해달라구요. 저는 입금이 확인되면 취하해준다고했고, 즉시 제 돈이 입금되어 민원을 취하했습니다.(금융감독원 민원이 걸리면 영업정지라고 합니다)
돈을 돌려 받고서도 찝찝했습니다. 세상에는 저와 같이 재테크에 무지한 사회초년생이 많고, 앞으로 그 설계사는 꾸준히 그런 사람을 찾아 달려들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어요.
더이상 호구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제 돈을 제가 컨트롤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제가 겪은 이런 일이 바로 재테크적 무지에서 온 것이라 생각했고 그 때부터 재테크 관련 책이나, 강의, 다큐는 모조리 섭렵하기 시작했던거 같아요. 모르면 당한다는 걸 이때 깨달았습니다.
인생을 다시 산다면, 나는 똑같은 실수를 조금 더 일찍 저지를 것이다.
- 탈룰라 뱅크헤드 -
물론, 겪지 않아도 될 일이었을 수도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제 사례를 통해 절대 이런 일을 당하지 않으실거구요^^
제가 이런 일을 겪지 않았더라면 저는 돈에 대해 자만했을거고, 평생을 내 돈을 남의 손에 맡겼을 거에요. 더 큰 손실을 맛보았을 수도 있죠.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감사하게도 일찍이 500만원이라는 작은 수업료를 통해
내 돈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자세를 배우고
앞으로는 내 돈은 내가 관리한다는 철저한 신념이 세워졌던거 같아요.
우리는 사람인지라 누구나 살아가며 실수나 실패를 하게 됩니다.
실패하면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점을 배워
더 나은 사람이 된다면,
더이상 그 일은 실패가 아니지 않을까요?
이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게 된 건 3년이 채 되지 않았어요.
그만큼 제 인생에 지우개가 있다면 지우고 싶은 한 부분이었기 때문이었고, 이런 일이 저에게 일어난 걸 제 안에서 부정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일은 정말 부끄러운 저의 치부였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이제 막 재테크에 관심 갖은 회사 후배친구들에게 제 경험을 말해주며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게 도와줄 수 있었구요, 그리고 저와 똑같은 일을 겪은 소중한 친구의 1,000만원을 찾아주게 되면서 저에게 이 경험은 일찍 겪어 다행이었던 경험으로 기억되고있어요.
최인훈님의 광장이라는 소설에서 주인공은 이런 말을 합니다.
"사는 것처럼 사는 법이 좀 없을까요?"
"자넨 아직 패를 많이 가지고 있지 않나"
"패라니요?"
"왜, 미스를 할 적마다 패 하나씩 빼앗기는 놀이 있잖아. 자넨 아직 한 판도 안 했단 말일세. 내가 잘못 알았나?"
"전 게임을 하면, 실수 없이 할 작정인데요."
"미신 중에 으뜸가는 미신이야. 주어진 패를 잔뜩 움켜쥐고 무덤에 들어서는 게 자랑은 아닐세. 저승에서 그 패를 주고 천국행 침대표하고 바꿔칠 수 있다면 또 모르지만."
광장 - 최인훈
제 글이 사회 초년생 분이나 직장인 분들 그리고 재테크에 관심 갖기 시작한 재린이 분들이 올바르고 현명한 재테크를 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모르면 당해요. 하지만 알면 더 넓은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우리에겐 아직 남아있는 패가 많습니다 ^ㅡ^
다음 이야기로는
"재테크 초보들을 위한 재테크 기본 다지기 : 이것부터 시작하세요" 편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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