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과장입니다.
직장인으로 그리고 투자자로 살아가고 있는 저의 삶과 생각을 표현한 글입니다.
다소 불편한 내용이 있더라도 너른 양해바랍니다 : )
내 삶의 모든 것은 운빨
고등학생 때 나를 생각해보면 지금의 나는 정말 개과천선 했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노는 걸 너무 좋아해서(그렇다고 뛰어난 날라리도 아니었음) 공부를 아예하지 않았다(정말 아.예. 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당시 전교생이 240명이었는데 내 뒤에 5명 정도가 있었다. 내 뒤에 5명이 있다는 사실이 나에겐 큰 위안이 되었다. 그 와중에도 행복을 찾았으니 돌이켜보면 성격은 참 긍정적이고 낙관적이었던거 같다.
다행인건지 그 당시 부모님은 공부로 날 터치하지 않았다. 왜냐면 내 연년생 언니가 공부를 썩 잘했기 때문에, 그리고 나는 부모님과 떨어져 있는 기숙사학교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고2가 끝나갈 무렵, 문득 지금처럼 이대로 이렇게 쭉 살다가는 내 인생 망할거 같다는 생각과 부모님께 불효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결합되어 공부라는 걸 해야겠다 생각했다.
고3이 되기 전 겨울방학. 나는 창문도 없는 책상과 침대가 겨우 놓여있는 노량진 고시원에 쳐박혀 1년을 죽자사자 공부했다. 남들이 공부하는 시간에 팽팽 놀았으니 그에 준하는 노력을 해야한다 생각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노량진 새벽 수능 학원에 가서 그곳에서 나눠주는 김밥을 씹으며 수업을 들었고, 졸리면 뒤로 나가 서서 수업을 들었다. 그렇게 하루종일 공부하고 12시가 되서야 침대에 몸을 뉘였다.
내 주위의 사람들도 잘 노는 친구들에서 공부 잘하는 친구들로 바뀌어갔다. 원래는 노량진에서 새벽 수업을 듣고 학교에 등교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학교에 가는 날이 점점 줄었다. 공부에 온전히 집중하기도 모자란데 학교로 이동하는 시간, 그리고 사람에게 쓰는 에너지가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 때의 나는 나의 목표에 온전히 집중했다.
사실 내 성적으로는 인 서울은 택도 없는 성적이었다. 모든 사람들에 나에게 기대하지 않았고, 오로지 나만 나에게 기대했던거 같다. 음.. 사실 사람들의 시선을 돌아볼 겨를도 없던 것 같다. 경주마처럼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갔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은 온통 운빨로 이루어진 인생 인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데, 나의 가장 큰 운이 여기서 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그랬다. 나는 인 서울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수능을 잘 본 것도 있지만, 내신이 형편 없었던 내 앞에 수능 100%전형의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나는 꽤나 현실적인 사람
대학교에 다니는 내내 나는 배움과 지식에 대해 목말랐다. 내가 학구적이여서가 아니라, 내 열등감 때문이었다. 정규과정을 차곡차곡 밟지 않고 어정쩡하게 그러다 운이 좋아 어찌저찌해서 입학한 사람. 그게 나였다.
내 이야기를 하다보니 내가 쓰려던 주제를 벗어나려고 하는데, 다시 돌아와서 그렇게 대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가고. 나의 열등감과 모자람이 들킬까봐 부던히도 애쓰고 배우고 감추려 노력했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도 대학원 진학에 대한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석사와 박사라는 그 학력이 나의 열등감을 가려 줄 감투같았다. 하지만 원서를 넣지 못했다. 왜냐하면 등록금이 너무 비쌌고,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 두어야 했다. 그렇다. 나는 겁쟁이었고, 그만큼 간절하지 않았다. 난 참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그렇게 몇년이 흘러 회사에서 고과장이 되고, 내가 존경하던 부장님이 나에게 대학원을 권해주셨다. 나는 이 기회를 잡아야 했다. 왜냐하면 일단 학비를 회사와 정부에서 절반 이상을 지원해줬고, 이미 우리회사에서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기때문에 회사일과 병행하며 다니기에 안성맞춤이었다(눈치보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 그리고 우리회사의 임원분이 교수님으로 재직 중인 점도 매력적이었다(정리하자면 내 돈 적게 들이고 편하게 다닐 것 같아서). 무엇보다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우물 밖 개구리가 되고 싶었나보다.
대학원에 오니 확실히 교수님과 동기분들과의 술자리가 빈번하고 대화할 시간이 많아졌다. 대학생 때는 교수님과 술자리를 하면 딱히 할 말이 없었고, 재미도 없었는데 대학원에 오니 다르게 느껴졌다. 교수님과 동기분들의 고견을 듣는 것은 정말 재미있고 소중한 시간이다.
얼마 전 일이다. 요즘 졸업 논문을 작성하는 덕분에 교수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는데, 저녁식사를 하며 교수님이 나와 동기들에게 이렇게 말하셨다. "너희들은 꼬옥 재테크를 해라". " 내 주변에서 상속과 증여에 대한 이야기를 벌써 하더라." "경영하는 사람들 모임을 가면 해외주식이야기만 한다." 등 내 귀를 솔깃하게 하는 이슈거리를 던져주셨다.
전공 분야에서는 PhD일지 몰라도...
(박사학위를 PhD라고 표현함)
그러다 과거 이야기가 나왔다. 교수님은 현재 중견기업 부사장을 겸직하고 계시는데, 청약 통장 이야기를 꺼내셨다. 청약통장을 해지하면 안되는걸 모르고 해지했다고. 그래서 청약 가점이 낮다고. 동기가 교수님한테 집이 있으신데 왜 청약 통장을 갖고 계시냐고 했다. 그랬더니 교수님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자신의 집이 아니라고 하셨다.
순간 나는 놀랐다. 어엿한 중견기업의 부사장이고, 한 대학의 교수로 계시며 학문에 대한 지식과 혜안이 엄청나신 분이 자본주의에 대해 무지하셨고 무심하셨다. 집을 사지 않은 이유에 대해 들어보니, 본인의 부모님이 집이 있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그 집을 상속받으리라 생각하고 집을 사야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신다고 하셨다. 교수님은 30년이 넘게 서울 입지 좋은 곳에 전세를 살고 계시면서, 중간에 해지했던 그 청약통장으로 서울 청약의 당첨을 노리고 계셨다. 마음이 아팠다. 과거의 우리 부모님이 생각났다.
나는 이런 경우를 정말 많이 봐왔다. 우리 회사는 특성상 학사보다는 석사 출신의 분들이 많이 있다. 내가 회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PM님은 일류대 학사석사를 졸업하셨다. 여기에 일머리도 좋으셔서 일처리가 깔끔하고 선후배에게 잘하시는 분이라 내가 롤모델로 삼고 있다. 그치만 이 PM님 역시 재테크에 관심이 없으셨다. 투자는 돈 있는 사람들만 하는거라고, 부모님 잘 만나서 돈있는 얘들이 하는거라고 생각하셨다. 회사 업무에 뛰어나고, 전공분야에서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본주의의 법칙을 모르기 때문에 쳇바퀴 돌아가는 인생을 살고 계셨다. 8년 전에도 지금도.
왜 부자를 싫어하세요?
내가 정말 존경하지만, 자본주의에 무심하신 두 분의 공통점을 대화를 통해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부자들에 대한 혐오"였다. 부자가 되는 것은 누군가의 밥그릇을 빼앗는 일이며,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부자에 대한 인식이 기본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우리 어렸을 때 100명 중 99명의 어른들이 우리에게 말하지 않았는가? 공부 열심히 하면 부자가 된다고.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내가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운 것 중에 어느 곳에서도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자본주의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 가장 빈번하게 부자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매체에서는 부자들의 탈세와 기업 3세들의 방탕한 생활에 대해서만 기사화 할 뿐, 가장 중요한 자본주의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 내가 존경하는 분들이지만 이럴 땐 나서서 도와줄 수도 없다. 부자에 대해 이런 인식을 갖고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입을 닫게 된다. 그들은 30년 40년이 넘는 인생의 시간동안 그 인식을 차곡차곡 쌓아왔는데, 내 한마디로 그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걸 안다. 나 역시 그랬으므로...
그리고 그들은 똑똑한 사람이다. 스스로 똑똑한 사람인걸 아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결국 스스로 변할 수 밖에 없는 기회가 오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나는 이제 시작한 병아리 투자자이지만, 그래도 부자들을 사랑하고 축복하고 나도 그런 부자가 되는 것을 꿈꾼다. 돈을 사랑하고 돈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회사를 다니는 이유, 대학원을 다니는 이유 : 결국은 돈을 벌기 위함
교수님과의 저녁식사에서 동기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자기는 성실하게 회사 다니면서 돈을 벌거라고. 부동산과 같은 불로소득으로 돈을 벌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회사를 다니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돈 벌기 위해 다니는 것이 아닌가? 왜 작은 돈을 버는 건 긍정, 큰 돈을 버는 건 부정이라 생각할까? 그리고 돈 벌 생각을 안하는 걸까? 아니면 그렇게 돈 벌지 못하기 때문에 출구를 만들어 놓는 것일까?
아니 그리고 왜 부동산을 불로소득이라 생각할까? 남들 퇴근 후 혹은 주말. 집에서 누워 자는 시간에 힘든 몸 이끌고 자본주의에 대해 알아보겠다고 몇시간 투자하고 공부해서, 임장다니고 노력노력해서 산 집으로 수익을 보는 일이 왜 불로소득일까? 불로소득은 노동이 들어가지 않아야 하는거 아닌가. 해보지 않은 사람들의 소리는 듣지 않는 편이지만, 그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안타깝다.
내가 부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부자라는 목표 안에서 자본주의 대해 알아가며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바뀌게 되었다. 부자를 부정하는 사람에서 부자이거나 부자를 긍정하는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마치 내가 고등학생 때 대학을 가기로 결심을 했을 때 처럼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물론 그 분들 중 학벌이 좋은 분들도 계시지만 아닌 분들이 내 주변에는 더 많다. 하지만 그 분들의 자본주의 학벌은 어마무시하다. 자본주의를 공부하고, 자본주의 규칙을 알고 그 규칙을 이용해서 돈이 돈을 벌도록 하는 분들. 그 분들은 공부벌레이다. 돈 공부벌레. 나는 이 분들처럼 열정적이고 열심히 사는 분들을 본 적이 없다. 또한 그들은 혼자만 돈을 벌려고 하지 않는다. 모두가 함께 부자가 되도록 알려주려고 하고 애쓴다. 그 사이에서 나 역시 좋은 자극을 받는다.
학벌과 돈이 상관관계 대해 내가 생각한 결론은 상관관계가 크게 있진 않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가끔은 대학원에 들이는 내 시간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최소비용으로 학위를 따는 최대 효과를 얻으려고 노력하고,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 시간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조금은 있기 때문이다(요즘은 코로나라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작년까지만해도 토요일은 학교에서 보내야 했기에 듣고 싶은 자본주의 관련 강의를 듣지 못함).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직은 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사람 혹은 부자가 될 자신이 없어서 시도해보지도 않고 미리 포기하고 부자는 나와 다른 부류라고 생각하고 선을 그어 질투하는 사람으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찬찬히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보자. 그리고 우리 그냥 인정하자. 돈을 좋아한다고. 돈을 사랑한다고. 결국 나도 그런 부자가 되겠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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