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하루가 행복했다.
1) 난 예전부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싫었다. 내 생각에 나는 열심히 주어진 일을 하는 사람이지만 좋은 에듀케이터는 아니라는 생각에 참을성도 없고, 꼼꼼하게 가르칠 자신도 없고. 다행히 커뮤니티는 병동과 달리 내가 내일을 조정할 수 있다. 가끔 병동에서 학생들에게 설명을 하다가 일이 밀릴 수도 있는데
그래도 내가 학생이었을 때를 생각하면 그들에게 친절해야 한다. 그래서 항상 난 이야기한다. 가르치는 거에는 서투르지만 그냥 보고 혹시 모르면 질문을 하라고.
간호과 3학년 학생을 데리고 환자 방문을 했다. Palliative care는 처음이라는 학생과 환자 집을 방문했다.
방문 전에 차 안에서 대충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오늘 방문하는 환자는 Stable 한 환자라서 다행이었다.
하나하나 PCOC assessment를 하고, 환자가 복용하는 약도 일일이 확인하고.
한 시간의 방문을 마치고 나오면서 간호학생에게 어땠냐고 물었더니 오늘 많이 배웠다고 한다.
그 학생 말이 Holistic care를 하는 것 같아 보였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
Palliative care의 기본은 바로 "Holistic Care" 이기 때문에.
2) 두 번째 환자는 어제도 방문했던 환자로 지난주에 Hydromorphone Syrige Driver로 통증이 잘돼서 지난주에 구강약으로 바꿨다
그리고 어제 갔더니 주말 내내 통증이 많았고 환자가 아주 스트레스 상태였다. 어제 의사에게 전화해서 다시 Syringe Drier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오더 받고 Syringe driver를 시작했고, Syringe Driver는 매일 교체해야 한다.
오늘 방문했더니 환자가 어제 Syringe Driver를 시작한 이후로 통증이 없다고 한다.
얼마나 다행인지.
환자가 통증이 없다고 하니 나도 기쁘다.
3) 매주 화요일 MDT 미팅이 있는 날. Social worker의 마지막 날이라서 간단한 다과를.
병원도 마찬가지지만 커뮤니티에서 소셜워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고, 우리의 소셜워커는 정말 대체할 수 없을 정도 고 일을 잘한다. 무슨 일만 있으면 전부 이 소셜워커에서 연락했는데 당분간 소셜워커 없이 일을 해야 한다니..
4) 더불어 오늘은 우리 오피스에서 또 다른 다과 타임이 있었다. Palliative care CNC가 은퇴하는 날이다.
얼마 전에 송별회는 했고 오늘은 마지막으로 CNC가 병원 아이디카드, 컴퓨터 그리고 모발 폰을 반납하는 날이다. 간단한 다과를 했는데 CNC 아줌마가 장미 꽃다발을 가지고 왔다. 일일이 한 송이씩 개별포장을 해왔다.
한 시간 넘게 다과를 하면세 예전 이야기도 하고 예전 사진앨범도 보고..
이 CNC 아줌마랑 일한 지는 몇 개월 안되지만, 많은 걸 배웠다. 엄마처럼 잘 챙겨주셨는데
그리고 환자들에게 진심으로 대하시고.. 마음이 따뜻한 간호사이시다.
한 송이씩 가져가고도 남아서 난 두 송이를 가져왔다.
5) 오늘은 얼마 만에 퇴근 전에 노트도 다 쓰고, 오늘 할 일을 다 마친 것 같다.
보통 일을 노트를 다 못써서 집에 가서 일을 한 적이 많았는데 오늘은 미리 다 끝낼 수 있어서
아주 행복하다.
6) 마지막으로 날 정말 행복하게 했던 건 통장에 들어온 돈 때문이다.
매년 NSW에서 higher education 하는 간호사들에게 장학금을 준다. 물론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청서에는 몇 가지 서류가 제출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에세이다. 작년에도 지원했었는데 안됐다.
신청서 제출은 2월 말까지 하고 결과는 2주 전에 나왔는데 돈은 오늘에서야 들어왔다.
물론 학비가 이 장학금보다는 많지만, 그래도 그 일부를 장학금으로 받았으니 엄청 기분 좋다.
정말 횡재한 날이다.